한국창업투자 경영진·전경련 경영권 쟁탈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전경련 출자회사이자 코스닥 등록사인 한국창업투자(대표 孫漢主.62)의 경영권을 놓고 전경련과 현 경영진이 한판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주총에서는 '독립' 을 꾀하려던 孫사장측과 경영권을 되찾으려는 전경련 사이에 표대결이 벌어지고 총회가 중단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孫사장측은 "회사가 자본잠식에 이르고 힘들 때는 나 몰라라 하더니, 회사가 살아나고 코스닥시장도 활황을 보이니까 전경련측이 경영권을 뺐으려 한다" 고 말했다.

반면 전경련은 주주인 회원사들의 권익을 위한 정당한 활동이라는 입장이다.

1986년 중소기업의 창업지원을 위해 전경련 회원사들이 출자(자본금 2백억)해 세운 한국창투는 1997년 이후 상대적으로 지분이 많았던 대농그룹(20%)이 선임했던 孫사장이 경영을 맡아왔다.

이번 분쟁의 발단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孫사장(현재 지분 5% 소유)이 회사정관 중 전경련 회장의 당연직 이사 등 전경련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안을 전경련의 반대에도 불구, 통과시키면서 비롯됐다.

전경련은 이에 맞서 정관변경계획을 저지하고 경영권까지 되찾는다는 목표 아래 회원사들에게 연락해 지분 45%의 위임장을 전달받아 주총에 참가했다.

주총 도중 전경련의 기습에 당황한 孫사장이 주요 안건 처리를 이사회로 연기한 뒤 일방적으로 폐회를 선언했고, 전경련은 즉석에서 임시 의장을 뽑아 추가로 임원을 선임해 앞으로 법적 시비 등이 예상된다.

이효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