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부시 때리기'…"알수록 싫은 사람"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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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서 공화당의 선두 주자로 촉망받던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최근 미국 주요 언론들로부터 '왕따' 를 당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7일 CBS와 함께 벌인 여론조사 결과를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제목은 '미끄러지는 부시, 뜨는 매케인에 훨훨 나는 민주당과 고어' 다.

내용도 부시에게 실망스러운 것 일색이다. "부시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는 전국적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그를 좋아했던 것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게 됐다" "부시는 사람들이 그를 알면 알수록 싫어하는 것 같다" 는 등 객관성 논란이 제기될 만한 표현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정작 여론 조사는 아직도 부시가 상당히 리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화당원들의 지지도는 부시가 53%인데 비해 매케인은 33%에 그쳤다. 물론 지난해 말 매케인 지지도가 8%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부시가 고전하고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워싱턴포스트도 마찬가지다. 포스트는 17일 "부시가 선거자금을 엄청나게 쓰는데도 지지율이 안오른다" 며 부시의 아픈 곳을 사정없이 찔렀다.

부시가 7천만달러나 되던 선거자금 중에서 이미 5천만달러나 써버렸고 이 때문에 선거자금을 낸 사람들은 "도대체 돈을 어디다 썼길래 지지율이 아직도 그 모양이냐" 고 불만을 토로한다는 것이다.

포스트는 반면 매케인은 뉴햄프셔주 예비선거 승리 이후 선거자금이 계속 답지한다고 보도했다.

이런 언론보도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예비선거(19일)를 불과 이틀 앞두고 일제히 터져나오고 있다. 부시측에겐 악재임이 분명하다.

만일 이번 예비선거에서도 매케인에게 뒤질 경우 부시는 곤두박질하게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또 한가지 재미난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은 경쟁자인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치솟고 있는데, 이것은 클린턴 대통령의 덕이라는 것이다.

타임스는 "국민들이 클린턴을 개인적으론 싫어해도 그의 능력 만큼은 인정하고 있다" 며 민주당과 고어가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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