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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상의 맛집풍경] 파스타 비스트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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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초록' 이 그리운 때다. 창가에 드리워진 커튼을 걷어도 보이는 건 오직 앙상한 나뭇가지뿐. 겨우내 집안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화초도 더이상 신선하지 않다.

서둘러 남쪽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범인(凡人)들은 그런 사람들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겨울의 막바지에 선 요즘에도 초록에 파묻힌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지하철 양재역 네거리에서 성남 방향으로 5백m쯤 가면 왼편으로 보이는 '파스타 비스트로(02-3461-4141)' .하얀색 4층짜리 건물에 쓰여진 '한그린 원예전문백화점' 이란 간판 때문에 놓치기 쉬우나 바로 그 빌딩이다.

주인도 같고 서로 연결된 집인데 1층은 원예백화점, 2.3층은 레스토랑, 4층은 카페로 운영된다.

1층 입구에 들어서면 상큼한 풀냄새가 먼저 반긴다.

파키라.벤자민 등 각종 화초와 분수대를 뒤로 하고 계단을 오르면 새장에 있는 이름 모를 새들까지 목청 높여 반긴다.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식탁에 앉으면 장미꽃병과 주변의 화초들로 마치 숲속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이곳의 메뉴는 이름대로 파스타 등 이탈리아 음식. 파스타를 주문하면 샐러드와 바게트빵이 함께 나온다.

이 집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페셰(1만3천5백원)' 는 도미.관자.새우.주꾸미.홍합 등 해산물로 넣어 만든 파스타. 국물이 있는 이탈리아 국수요리로 겉모양만 보면 영락없이 중식집 고급 짬뽕이다.

게다가 맛도 얼큰한 게 짬뽕을 닮았다. 단지 토마토소스에서 풍겨나오는 새콤하고 상큼한 맛과 스파게티 면이 입안에 와닿는 쫄깃한 감촉이 다르다.

이밖에도 파스타(9천9백원 이상)와 밥(리조또)종류가 14가지나 있다.

특선메뉴와 코스메뉴에 전채.샐러드.수프.후식 등을 합하면 취급하는 음식은 모두 50여가지. 2층 계산대 옆에는 허브화분.양초.목욕용품.크리스탈화병 등 각종 소품도 판매해 함께 식사한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좋다.

낮에는 주로 주부들, 저녁시간에는 연인들의 발걸음이 잦다. 음식값이 맛에 비해 비싼 편인데다가 10%의 세금이 추가되니 주문할 때 바짝 긴장해야 할 듯. 좌석은 1백70석,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1시, 일요일은 쉰다.

주차규모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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