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해커' 잡는 60대 사이버캅 윤정경 경찰청연구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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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N세대(인터넷 등 네트워크 환경에 익숙한)를 다루는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대와 30대가 주류다.환갑을 훌쩍 넘긴 윤정경(尹正卿.64.사진)연구관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尹연구관은 아침부터 밤늦도록 사이버공간에서 해커들을 추적하느라 나이를 잊은 지 오래다. 해킹 관련 신기술을 밝혀내고 외국 해킹 사례를 분석하는 것도 그의 주요 임무. 1996년 국제적 논란을 일으켰던 국내 해커의 일본 외무성 인터넷망 침입사건'을 비롯, 그의 손으로 해결한 ' 등 해킹 범죄만 20여건을 해결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원조 사이버 캅' .별명은 캅이지만 경찰은 아니다. 6년전 경위로 정년 퇴임한 뒤 "사이버범죄에 대처하기 위한 필수 인력" 이라는 경찰 판단에 따라 수사대에 재합류한 계약직 연구관이다.

"해커 추적을 위해서는 끔찍할 만큼의 인내력이 있어야 한다" 고 尹연구관은 말한다.

실제 전산망의 비밀번호를 도용해 곳곳의 사이트를 넘나드는 해커들의 흔적을 쫓아 물증을 확보하는데 건당 4~5개월은 족히 객?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62년 경찰에 입문한 그는 68년 우연히 정보위탁교육을 받으면서 컴퓨터와 인연을 맺었고 95년 사이버수사대의 전신인 해커수사대 창설요원으로도 활약했다.

尹연구관은 "첨단 정보망이 발달해도 보안체계가 없으면 무용지물" 이라며 "해커들을 막아내는 능력이야말로 정보화 사회의 가장 큰 경쟁력" 이라고 강조한다.

컴퓨터를 애인삼아(?) 미혼으로 지내온 그는 "늦었지만 가정을 꾸리고 싶다" 는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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