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도 낙선·낙천운동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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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4.13총선을 앞두고 종교계도 연대해 낙선.낙천운동을 벌인다.

한국기독교교회연합회 교회와 사회위원회 등 개신교 22개 단체는 '기독교 총선연대' , 실천불교승가회 등 불교 16개 단체는 '총선 불교연대' 를 최근 각각 발족시켰다.

기독교총선연대는 지난 9일 오전11시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난한 자들과 소외된 이웃들에 봉사와 헌신으로 종노릇을 해야할 정치인들이 권세와 위세로 자신의 허위를 가리는 부패하고 더러운 행동에 대해 하나님의 정의와 심판이 뒤따름을 알리는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고자 기독교 총선연대를 결성한다" 고 밝혔다.

기독교 총선연대는 오는 24일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대구.부산.전주.광주.청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부패정치와 지역감정 청산을 위한 연합기도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투표참여운동과 올바른 정치인 선택을 위한 기도문을 만들어 전국 6만여 교회에 배포하고 선거구당 2백~5백여 교회가 연합해 후보 선정 기준을 제시하게 할 계획이다.

총선불교연대(약칭 총불연)도 9일 오전11시 서울 견지동 조계종 포교원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회에 대한 불교의 외면과 무관심이 오늘의 정치현실을 만들었다" 며 30여년간 정치권력에 대한 의존과 예속을 참회로써 극복하려는 불자들의 많은 동참을 바랐다.

총불연은 불교에서 요구하는 올바른 정치인상과 정치윤리를 정립해 나가기 위해 토론회와 캠페인을 벌여 불자들의 여론을 형성해나가기로 했다.

총불연은 또 총선시민연대가 발표한 공천반대인사에 포함된 불자는 물론 개신교.천주교 등 다른 종교단체와 연대해 종교인인 정치인들의 참회와 각성을 촉구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인권을 유린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한 공천반대 인사들에게는 각 지역의 사찰과 단체가 연대해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

그러나 종교계에는 이런 정치참여가 정교(政敎)분리라는 기본원칙을 깨뜨려 오히려 족쇄로 작용할 것이라는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만신 목사는 "깨끗하고 정직한 정치사회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지만 낙선.낙천운동에 동참해 적극 활동하는 것은 종교인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게 소신" 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 총무부장 원택스님은 "사회의 근본 병리를 치유할 종교계가 사찰이나 교회.성당에서 누구를 반대하고 누구를 찬성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자기 모순" 이라며 "종교계의 정치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 고 밝혔다.

이런 견해에 대해 기독교 총선연대 공동대표 홍성현목사는 "종교인도 시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를 다하자는 것일뿐" 이라며 "정치와 종교의 일치를 주장하는 것도, 정치와 종교를 혼동하는 것도 아니다" 고 밝혔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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