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감 10주년 넬슨 만델라 고향에 박물관 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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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요하네스버그 AP〓연합]199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전 남아공화국대통령 넬슨 만델라(81)가 감옥에서 풀려난지 11일로 10주년을 맞는다.

만델라 자신도 이날 고향인 동부 쿠누 지역에 '넬슨 만델라' 박물관을 개관함으로써 출옥 10주년을 기념할 예정이다.

90년 2월 11일 만델라가 27년간의 오랜 수감 생활을 끝내고 부인 위니의 손을 잡고 감옥을 나서는 모습은 백인 소수통치 체제에 대한 남아공 흑인들의 대대적 승리를 상징하는 사건이었다.

일부 주민들은 자유의 몸이 된 만델라를 TV를 통해 지켜보며 눈물지었고 일부는 거리로 뛰쳐나와 광란의 춤을 추기도 했다.

만델라는 이후 94년 남아공 사상 처음으로 모든 인종이 참여한 선거에서 승리, 대통령이 됐고 자신을 탄압했던 백인들에게 용서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만델라는 현재 부룬디 내전의 국제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만델라를 석방,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데클레르크 전 대통령은 97년 국민당 당수직을 사임하고 현재 군소 야당들중 하나를 이끌고 있다.

만델라 석방 이후 남아공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에 억눌려 숨조차 제대로 쉬지못했던 남아공 흑인들은 오늘날 40%가 넘는 살인적인 실업에 또 다시 짓눌리고 있다.

게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범죄율, 온갖 비리와 부패, 전체인구의 10%에 달하는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감염률 등이 남아공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만델라 석방 10주년은 남아공 흑인들에게 당시의 희망과 기대를 다시 한번 되새겨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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