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칼럼] '교통수학' 3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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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교통 수학' 을 한번 풀어볼까요. 세 문제만 해보겠습니다.

◇ 문제1〓잘 흐르던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습니다.

처리에 2분, 다시 차들이 움직이지만 그 동안 늘어난 차량으로 정체는 좀체 풀리지 않습니다.

얼마면 원상태로 될까요.

충격파 이론의 고난도 공식을 풀어본 결과 정답은 32분입니다.

만약 교차로라면 해소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납니다.

서울 교차로의 신호 주기는 대부분 2분입니다.

그런데 대형버스의 좌회전 꼬리가 신호를 몇 번씩 헛바퀴 돌릴 때도 있습니다.

사고 후 교차로를 막으며 시시비비를 가리려는 운전자들, 늑장 출동이 습관이 된 일부 경찰들. 이 문제를 한번 풀어보시기 바랍니다.

◇ 문제2〓차량들이 시속 60㎞로 달리는 적정 차량 밀도(密度)의 편도 2차로 국도입니다.

오르막 경사에 이르자 대형화물차는 속도를 시속 30㎞로 낮춥니다.

그러자 뒤따르던 화물차가 조금 빠르다고 추월선으로 옮깁니다.

그러는 사이 그 화물차 속도도 줄어 마찬가지로 시속 30㎞로 됩니다.

화물차 두 대가 차로 모두를 막고 시속 30㎞로 달리는 경우이지요. 이렇게 1분동안 다른 차량을 막을 경우 늘어선 차량길이가 얼마나 될까요.

몇 가지 가정을 하고 풀어보니 정체 길이가 '자그마치' 5백m에 달합니다.

◇ 문제3〓서울시에 묻겠습니다.

한낮에 2천원씩 받는 남산 1.3호터널 통행료의 득실이 '수학적으로는' 어떻습니까. 많은 승용차 운전자들은 2천원을 내기보다 기름값 2백원, 시간을 3분쯤 손해보며 1㎞를 돌아가는 실정입니다.

필자의 계산으론 '한낮 터널비 2천원〓사회전체의 손해' 가 분명합니다.

틀렸습니까.

교통정책을 점을 치듯 감(感)으로 펼 수는 없습니다.

보다 분석적인 방법을 통해 정책의 합리성을 높여야 합니다'사회 전체의 손해를 줄입니다.

순간의 이기(利己)보다 '양보를 우선해야 효율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음성직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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