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한국 유망 골퍼 미국서 가르치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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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골프선수의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지만 영어가 서툰 탓에 미국 투어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니어 선수들을 선발해 미국에서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세계적인 선수로 키우고 싶어요."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정회원(클래스A)인 재미동포 크리스티 박(35)이 8일 방한했다.

그는 아시아 출신으로 유일하게 PGA와 LPGA 정회원 자격증을 모두 갖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양대 투어의 정회원인 사람은 200명 정도다.

가족과 함께 1980년 미국으로 이민간 크리스티 박은 12세 때인 81년 골프채를 처음 잡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대를 졸업할 때까지 주니어 대회와 대학선수권 대회 등에서 여러 차례 우승했다.

"아니카 소렌스탐과 같은 대회에 출전한 적도 있었지요. 그런데 쟁쟁한 선수들이 점점 많아지는 거예요. LPGA투어에서 30위권 이내에 들지 못할 바엔 차라리 다른 일을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뒤 그는 골프 컨설턴트로 진로를 바꿨다. 그러곤 PGA의 문을 먼저 두드렸다. 4년에 걸쳐 레슨 방법, 골프장 경영 등 골프에 관한 과정을 모두 마치고, 98년 PGA 정회원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이듬 해인 99년엔 LPGA 정회원 자격증도 따냈다. 한국인 출신으로 LPGA 클래스A 자격증을 따낸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크리스티 박은 현재 PGA 전 회장인 톰 애디스와 함께 '시너지 골프 매니지먼트'라는 회사를 세워 운영 중이다. 9~12일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한국 오픈에 어니 엘스(남아공)를 초청하는 데 그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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