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돈벌기] 평당 14만원에 산 땅 40만원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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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준농림지에 투자할 때는 땅 모양이나 도로상태뿐만 아니라 주변 여건을 잘 살펴보고 개발 유망지역인지를 먼저 판단해야 합니다. "

개인사업을 하는 안종학(50)씨는 요즘 땅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다. 지난해 봄 법원 경매를 통해 싸게 장만한 경기도 파주 소재 준농림지(밭)가 현재 낙찰가의 3배 가까운 시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安씨가 이런 '금싸라기' 땅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원칙에 입각한 투자를 한 덕분이다.

지난해 초 여윳돈을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安씨는 우선 개발이 쉬운 준농림지를 경매시장에서 사되 도로상태나 땅 모양이 좋은 것을 고른다는 원칙을 세웠다.

다음으로 외환위기 와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값이 덜 떨어진 지역을 선택하기로 했다. 유망지역은 불경기를 크게 타지 않는 다는 생각에서다.

또 주변의 시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여건이 조성돼 있어야 한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이런 원칙에 맞는 경매물건을 찾아 나선 지 3개월 만에 安씨는 마음에 드는 땅을 발견했다.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의 1천6백평짜리 네모 반듯한 준농림지였다. 주변 여건을 살펴보니 서쪽 인근에는 통일동산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동쪽 인근에는 온천이 개발될 예정인데다 일대에 카페와 음식점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있어 유망지역이란 판단이 섰다.

더욱이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땅은 38가구의 전원주택단지로 외환위기 전 평당 70만원에 분양이 완료됐다.

감정가는 평당 18만원 정도인 2억8천9백만으로 시세보다 절반 가까이 낮게 평가돼 있었고 1회 유찰된 상태여서 최저가는 2억3천1백20만원이었다.

주변에서는 다음 응찰을 권했지만 '지금이 적기' 라고 판단한 安씨는 2회 경매에 단독 응찰, 최저가 수준인 2억3천2백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평당 14만6천원 꼴이었다. 安씨는 최근 이 땅을 평당 40만원에 팔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당분간 팔지 않을 생각이다.

인근 통일동산 내 민속문화예술 타운이 2002년초 개장하는 등 주변의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서 땅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인근 또 다른 전원주택단지가 평당 1백만원대에 분양됐던 점을 감안할 때 평당 1백만원까지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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