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대접이 영 … 씁쓸한 양용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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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난 8월 열린 PGA챔피언십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시는지-. 타이거 우즈를 꺾고 우승한 양용은(37)은 스폰서 회사인 테일러메이드 로고가 새겨진 골프 가방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이 덕분에 양용은이 사용했던 하이브리드 클럽 등 테일러메이드 제품의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양용은과 테일러메이드의 밀월은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후원사인 테일러메이드가 양용은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양용은은 2007년 3월 테일러메이드와 해마다 6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3년간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올해 말로 계약이 끝난다. 그런데 양용은이 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하면서 몸값이 열 배 가까이 뛰자 테일러메이드 측은 재계약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메이드 코리아 관계자는 12일 “한국지사 입장에선 어떻게 해서든 양용은 선수를 잡고 싶다. 그러나 양 선수의 몸값이 연간 수백만 달러로 뛴 탓에 재계약이 어렵다는 게 미국 본사의 입장”이라며 “메인 스폰서 계약은 못 하더라도 클럽 사용 계약 등으로 양 선수와의 인연은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양용은 측은 무척 섭섭하다는 반응이다. 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즈를 꺾고 우승했고, 후원사에 대한 보답으로 테일러메이드 로고가 새겨진 골프 가방을 치켜들었는데 고작 이런 대접이냐는 푸념이다. 한편 양용은은 12일 홍콩 골프장에서 개막한 유러피언투어 UBS홍콩오픈 1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기록하면서 무난하게 출발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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