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경제 선생님] 아이들 생일파티때 예산 짜보게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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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요즘은 아이들 생일문화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미역국과 생일선물 하나면 족했지만, 요즘엔 친구들을 초대하는 생일파티가 흔해졌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서 전국 초등학교 4, 5학년을 대상으로 '생일파티를 꼭 하는 편인가'라고 물었더니 '매번 하는 편'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약 40%나 됐다고 합니다.

주로 집에서 생일파티를 열지만, 패스트푸드점이나 야외공원에 나가기도 합니다. 고학년이면 아이들끼리 놀이동산에도 가고, 노래방이나 게임방에서 뒤풀이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생일파티를 좋은 경제 공부 기회로 활용해보세요.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파티계획을 세우고, 친구들을 초대하고, 파티 후 그 결과를 정리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우선 생일파티 예산부터 짭니다. 어떤 행사든 총 예산을 먼저 짜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래야 형편에 맞지 않는 무리한 행사를 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예산을 짤 때는 집안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와 함께 이런 내용을 논의하는 것은 그 자체로도 좋은 경제 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일정 부분은 부모님이 부담하더라도, 생일파티 예산의 일정부분을 아이가 분담토록 하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생일파티를 여는 것은 평소 아이가 저축한 돈을 사용하기에 좋은 기회이니까요.

예산이 수립되면 구체적인 파티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주세요.

장소는 어디로 할 건지, 누구를 초대할 건지, 초대장은 어떻게 할 것이며, 어떤 음식을 준비하고, 어떻게 놀 것인지 등의 계획을 잡아야 합니다.

이때 인터넷에서 관련 사이트를 활용해 생일 파티 아이디어나 파티 용품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파티 준비 단계에서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수용하되, 기본원칙은 부모님께서 짚어주셔야겠지요. 예를 들어 예산 범위 내에서 지출해야 한다든지, 음식물을 주문하거나 사먹는 경우 식품안전에 주의해야 하는 일 등입니다.

생일파티가 끝나고 나면 함께 결산을 해보세요.

예산과 실행한 금액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파티는 계획대로 진행됐는지, 친구들과 즐겁게 잘 놀았는지, 초대된 친구들의 의견은 어떠했는지 등을 정리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이 같은 경험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크고 작은 행사를 경제적으로 치르는 방법을 터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배순영 소비자보호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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