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기업] 지인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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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지난해 지인텍(구 은성디벨럽먼트)이라는 작은 회사에 삼성물산.과학기술부조합 등 기관투자가들이 80억원을 투자해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이 때만 해도 이 회사는 속눈썹을 말아 올리는 독특한 속눈썹 성형기로 주목을 끈 신생 업체로만 알려졌다.

그런데 삼성물산 문영우 골든게이트팀장은 "꼭 필요한 생활용품을 더 편리하게 만들려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해 투자했다" 고 말했다.

휴대용 콧물제거기.군대용 휴대 정수기.간편한 당뇨측정기 등 올해 출시할 제품을 보면 이 회사의 생활밀착형 상품전략을 엿볼 수 있다.

서정주 사장(39)은 "미국 3M과 같은 종합 생활편의용품 회사로 키우겠다" 며 "속눈썹 성형기 회사로만 보지 마세요" 라고 주문했다.

그렇지만 徐사장도 속눈썹 성형기의 성공 덕분에 생활용품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들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속눈썹 성형기를 만든 것은 1997년초. 수출하던 화장용구가 값싼 중국산 제품에 고전하면서 차별화를 위해 만들었다.

여성들이 머리를 지져 말아올리는 것처럼 속눈썹도 열을 가해 말아 올리면 하루종일 모양이 유지될 것이라는 착상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5억원이나 들여 만든 제품을 사용이 불편해 모두 폐기했다. 한국디자인산업진흥원(KIDP)의 도움으로 립스틱 모양의 두번째 제품을 만들었다.

이 제품은 나오자마자 미국.일본 등지에 개당 3만원대에 팔려나갔다. 수출 첫해인 98년에 60억원, 99년에 65억원 어치를 팔았다. 일본의 주요 전자상가에서 3개월 연속 판매 5위권에 들었다.

제품이 인기를 끌자 지난해 3월 미국 기업이 모조품을 내놓았다. 그러자 외교통상부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 정부에 지적재산권에 따른 조사 및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상표와 원산지까지 베낀 중국 상품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그러나 지인텍은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내놓을 신제품이 많고, 연구개발에 몰두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콧물 제거기를 이달말부터 출시할 계획인데, 벌써 10여개국에서 10만대 이상의 주문이 들어왔다.

지인텍은 올해 종합 생활용품회사로의 변신과 함께 제조업 1인당 매출액과 순이익에서 세계적인 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인텍은 오는 2002년 3월께 미국 나스닥 시장 상장을 준비중이다.

▶설립 1992년

▶종업원수 10명(제조는 아웃소싱)

▶매출액 65억원(1999년) 5백억원(2000년 목표)

▶수상

97년 스위스 제네바 발명 전시회 금.은상 동시 수상

98년 산업자원부장관 표창(디자인의 날) 1백만불 수출탑 수상

IMF를 극복한 10대 중소기업 선정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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