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승현 효과 ‘100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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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김승현(왼쪽)이 SK의 대버트를 따돌리며 드리블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오리온스가 ‘돌아온 김승현’을 앞세워 SK에 대승을 거뒀다. 오리온스는 11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에서 SK를 100-84로 이겼다. 평균득점 79.4점으로 공격력 최하위인 오리온스는 모처럼 화끈한 공격 농구를 하면서 이번 시즌 팀 최다인 100점을 기록했다. 오리온스는 3연패에서 벗어나며 이날 KT에 패한 KT&G를 제치고 8위로 올라섰다.

김승현은 시즌 18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9경기로 경감되면서 지난 7일 KCC전에서 복귀했고, 패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두 번째는 달랐다. ‘김승현 효과’를 톡톡히 본 주인공은 혼혈 포워드 이동준(18점·3스틸)이었다. 이동준은 SK 김민수가 광대뼈 수술을 받느라 결장한 틈을 타 골밑을 휘저었다. 1쿼터 초반부터 김승현의 노룩패스를 받아 득점을 성공시켰다.

김승현이 부챗살 같은 패스를 뿌리자 골밑에서는 이동준이, 외곽에서는 허일영(15점)과 김강선(15점)이 신바람을 냈다. 한 박자 빨라진 공격에 오리온스 전원이 SK 림을 과감하게 두드리는 공격 농구를 했다. 김승현은 5어시스트·4리바운드·2스틸로 동료들의 플레이를 살려 줬다. 오리온스는 3쿼터에 78-58까지 점수를 벌리면서 일찌감치 승리를 굳혔다.

반면 SK는 15개의 턴오버를 저지르며 무너졌다. 설상가상으로 주포 방성윤마저 4쿼터 초반 오른쪽 발목을 접질려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김남기 오리온스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에게 즐기면서 하자고 주문했다. SK 김민수가 빠진 틈을 이동준이 잘 파고들었다”며 “오늘 승리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에서는 KT가 홈팀 KT&G를 86-66으로 꺾고 단독 1위를 지켰다. KT는 창단 후 최다인 8연승을 달리며 9승2패로 승률 81.8%의 고공비행을 이어 갔다. 전창진 KT 감독은 지난 시즌 최하위팀을 단숨에 선두로 이끌면서 최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는 8연승을 거둔 뒤 “선수들이 날 스타로 만들었다. 미안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우철 기자

◆프로농구 전적(11일)

▶안양
KT(9승2패) 86-66 KT&G(2승8패)

▶대구
오리온스(3승8패) 100-84 SK(6승5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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