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주차 전문업체 한국 첫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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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주차관리 전문업체가 처음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는 호텔.공항 등 대형 빌딩이나 단지의 주차장을 관리하는 업체는 많지만 아직까지 도심의 대형 빌딩 주차장들을 하나의 시장으로 인식하고 운영하는 전문업체는 없다.

호주 최대의 주차관리 전문업체인 '윌슨 파킹(Wilson Parking)'의 앨버트 오켓 지사장은 지난 3월부터 서울역 앞 서울시티타워(지상 23층.지하 8층, 사진)의 지하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8일부터는 서울시티타워 맞은편 빌딩인 24층.지하 6층 규모의 게이트웨이타워와 경찰청 앞 에이스타워 주차장 운영도 한다. 다음달에는 강남 역삼동의 한솔타워 주차장을 운영하는 등 올해 안에 서울시내 대형 빌딩 10곳의 주차장을 관리할 예정이다. 윌슨 파킹은 시작부터 파격적인 주차요금을 내걸며 공격적 경영을 하고 있다. 서울시티타워 빌딩에는 '종일 주차 5000원'이란 현수막을 내걸었다. 5000원은 인근 빌딩 주차장의 한 시간 주차요금에 불과하다. 오전 10시 이전에 들어와 오후 4시 이후에 나가는 고객이 대상이다.

시티타워 주차장을 관리하고 있는 박승우 소장은 "시티타워는 도심에서 살짝 비켜 있는 데다 전철역이 바로 앞이어서 주차공간이 남는다"며 "당분간 판촉을 겸해 실시키로 한 기획행사"라고 말했다.

정작 윌슨 파킹이 노리는 시장은 4대문 안과 강남의 빌딩 등 주차장이 꽉 찬 곳들이다. 오켓 지사장은 "주차관리는 통계학과 컴퓨터 분석이 필요한 복잡한 비즈니스"라며 "주차운영 40년의 노하우를 가진 윌슨 파킹은 더 이상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로 꽉 찬 주차장도 시간대별로 분석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규모로 단순히 계산해 봐도 한국의 주차관리 시장은 호주의 두 배를 훨씬 넘는다"고 덧붙였다.

전문업체가 경영하는 주차관리 시장은 앞으로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영세 주차관리업체들의 타격도 우려된다. 파이낸스빌딩 등 대형 부동산 관리전문업체인 KAA의 곽창석 상무는 "윌슨 파킹의 한국 진출은 이 같은 새로운 시장이 생겨나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 바로잡습니다

5월 6일자 E1면 '외국계 주차 전문업체 한국 첫 진출' 제목의 기사 중에서 종일 주차요금 5000원에 해당하는 시간대를 '단 오전 10시 이후 들어와…'로 보도한 것을 '오전 10시 이전에 들어와…'로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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