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현장체험학습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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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수업다운 수업 분위기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학년말.교과서 진도는 대충 끝났고 시험도 모두 치른 터여서 갖가지 비디오를 감상하고 자습도 해보지만 아까운 시간들이 너무 허술하게 흘러버리기 십상이다.

평소 빠듯한 일정 때문에 제대로 못했던 현장체험학습도 해보지만 ‘차라리 교실에서 오락하는게 나을 뻔했다’는 불평만 쏟아지기 일쑤.뚜렷한 목적도 없이 막연한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며 우르르 몰려갔다가 서로 이리저리 밀리는 통에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도 모른 채 돌아오기 때문이다.

모처럼 신나는 현장체험을 통해 두고두고 못잊을 추억까지 챙길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1.어디로 갈까:막상 가볼만한 곳이 흔치않다고들 하지만 하루치 신문만 꼼꼼히 들여다보아도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할한 곳들이 수없이 많다.

①4∼5명씩 모둠을 정한다.

②최근 신문들을 펼쳐놓고 어떤 이유로든 가볼만한 곳,흥미나 관심이 끌리는 곳이 눈에 띌 때마다 색연필이나 형광펜으로 표시한다.(이때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너무 먼 곳에 있는 현장이 신문에 실렸다면 자기 고장에서 그와 비슷한 현장은 없는지 생각해서 신문 기사 옆에 적는다.)

③미리 표시한 장소들 가운데 현장체험 장소로 알맞다고 생각되는 곳과 관련된 기사나 사진들을 오려내어 큼직한 흰 종이에 붙인다.

④위의 장소들을 찾아갈 경우 각각 장점과 단점 및 그밖의 특징들을 간단히 메모한다.정리된 사실을 바탕으로 가장 적당한 현장체험 장소를 순서대로 표시한다.

⑤각 모둠에서 찾아낸 장소들을 다 함께 살펴보며 체험학습 현장을 결정한다.이때 모든 학생이 같은 장소로 가지 않아도 된다면 특정 장소를 원하는 학생들끼리 새로 모둠을 만든다.

2.준비는:‘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현장체험에도 ‘준비한 만큼 얻는다’는 말이 그대로 적용된다.

①현장에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첫번째.자세한 사항이나 연락처가 신문에 나와있지 않다면 전화번호부나 인터넷 등을 통해 스스로 확인한다.전자신문(중앙일보는 http://www.joins.co.kr)의 검색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다양하고 깊이있는 정보를 확인하기에 매우 유용한 방법.

②방문할 현장을 관리·운영하는 곳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을 충분히 알아두면 미리 준비할 것들을 챙기는데 한결 도움이 된다.예컨대 서울에서 예술의 전당을 찾아간다면 매달 발간되는 ‘아름다운 친구’같은 소책자를 미리 구해 살펴보거나 홍보담당부서로 자세한 자료를 청한다.또 공연이나 전시회 등 행사 주최측에 연락해서 전시내용이나 출연진 등에 대한 자료를 미리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또 현장에서 어떤 인물을 인터뷰할 수 있

는지 알아보고 미리 약속해두는 것도 매우 바람직한다.

③현장에서 경험할 사항들을 좀더 깊이있고도 흥미롭게 소화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조사한다.역사적 배경,사조(思潮)나 경향 등을 미리 알아둔다.

④정확한 위치·거리·교통편 등을 확인해서 표로 만든다.

⑤미리 준비하면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알아본다.지도·망원경·돋보기·스케치북 등 현장에서 하게 될 일을 생각하면서 요긴한 준비물을 정리한 뒤 각자 준비할 것들을 나눠맡는다.

⑥체험학습현장까지 오가는 도중이라든가 그 현장에서 지켜야할 예절과 안전수칙을 알아둔다.차안에서 시끄럽게 떠들거나 뛰어다니기,박물관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 찍기,공연 도중 음식물을 먹거나 드나들기 등 절대 삼가거나 반드시 지킬 일들을 정리하고 실천하는 것도 현장체험 학습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

⑦현장학습 전반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이때 언제,어디서,누가,무엇을 어떻게,왜 하느냐는 육하원칙을 중심으로 하나하나 정리할 수 있다.또 현장학습을 마친 뒤 할 일들까지 미리 계획을 세워두면 현장에서 반드시 해봄직한 활동이 더욱 확실해진다.

※교사·학부모께:준비단계부터 모든 과정에 학생들이 역할을 고루 나눠맡도록 해서 참여의식과 책임감을 높여주는 것이 좋겠지요.

3.현장에서는:별다른 생각없이 현장을 쓱 둘러보는 것만으로는 체험학습의 효과를 충분히 거두기 어렵다.

①무엇을 할까.직접 그리거나 만들거나 조작해보는 등의 가능한 활동에 직접 참여한다.작가 사인회,작품 설명회 등이 따르는 문화행사도 적지않다.예컨대 오는 2월27일까지 서울 호암갤러리와 로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인물로 보는 한국미술전’에 간다면 주최측이 무료배포하는 ‘우리 미술 속의 사람들 어떤 모습일까?’같은 개별활동 자료들을 활용한다.

②현장체험학습 후 할 일들을 감안한 스케치,관계자 인터뷰,해설 비디오 감상,사진 촬영 등의 활동을 곁들인다.

③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라든가 취미와 관련해서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현장이라면 일정기간 자원봉사라든가 아르바이트 등의 방법으로 현장 체험을 적극 확대시킨다.

※교사·학부모께:대규모 행사장나 대형 박물관이라면 모든 학생이 제한된 시간 내에 모든 것을 제대로 체험하기 어렵습니다.이럴 경우는 직접 체험하거나 조사할 사항들을 개인별·모둠별로 나눠맡도록 하는 것도 체험학습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지요.또 직접 체험할 내용이 비교적 단순한 현장이라도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면 서로 방해하기 쉽습니다.관람 순서를 서로 다르게 하거나 시간 차를 두는 등의 방법으로

인원이 적절히 분산되도록 배려하세요.

4.다녀와서:현장에 다녀온 생생한 경험과 감동을 잘 정리하면서 체험학습 효과를 극대화시키면 금상첨화.

①서로 퀴즈를 내고 알아맞히면서 새로 알게된 내용들을 정리한다.

②현장체험 내용에 대한 감상이나 의견을 주고 받는다.의견이 찬반으로 나뉘는 상황이라면 토론회처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때 각자 참고자료들을 신문·잡지·관련도서·인터넷 등을 통해 조사하면 더욱 알찬 토론이 된다.

③현장체험학습 준비단계부터 실제 다녀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스스로 평가한다.▶서로 잘 협동했는가 ▶각자 할 일에 최선을 다했나 ▶도중에서 이탈하지 않고 함께 보조를 맞추었나 ▶건물이나 차 안에서 떠들지 않았나 ▶계획대로 진행했나 등을 3∼5단계로 평가할 수도 있다.

④현장체험 계획부터 평가까지의 모든 과정과 내용을 보고서 형태로 정리하거나 신문으로 만든다.이때 그 내용을 웹신문 형태로 만들면 후배나 다른 학생들이 현장체험 학습을 하는데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참고자료가 된다.

※교사·학부모께:‘서울의 문화 더듬기’라는 주제로 심옥령(서울영훈초)교사가 실시한 현장학습 내용이 NIE홈페이지(http://nie.joongang.co.kr)에 실려있습니다.이 홈페이지의 ‘보물섬’을 클릭하시면 ▶목적 ▶장소 ▶활동내용 ▶활동방법 ▶활동계획서 ▶평가서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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