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작구 구두미화원 등 50여명 결식아동 위해 잔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앞으로 나라의 기둥이 될 어린이들이 방학이라고 굶어서야 되겠습니까. "

서울 동작구의 구두미화원.가판점운영자 50여명이 굶고 있는 어린 학생들 돕기에 나섰다.

22일 오전 11시 서울 사당종합사회복지관.

이날 동사무소에서 추천된 저소득층 자녀 20명이 모처럼 환한 얼굴로 자장면 점심을 대접받는 '한마음 잔치' 에 참석했다.

동작초등학교에 다니는 李모(10)군은 "겨울방학이라 엄마.아빠가 일하러 나가면 점심때 굶는 경우가 1주일에 서너번이었다" 며 "오늘만큼은 맛있는 자장면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어 기쁘다" 고 말했다.

참석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두 그릇씩을 깨끗이 비웠다.

구두미화원 임명순(任明淳.45)씨는 "평소 결식아동이 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슴이 아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 고 밝혔다.

구두미화원들은 또 그동안 구두닦이를 하면서 모은 성금 1백만원을 학생 1인당 5만원씩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동작구 성공회살림터 등 7개 희망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자 90여명도 함께 했다.

가판점운영자들은 이날 참석한 노숙자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이들에게 용기를 복돋아줬다.

가판점운영자 안태봉(安泰鳳.55)씨는 "결식아동.노숙자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1년에 두번 정도 이런 자리를 만들겠다" 고 밝혔다.

고수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