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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로 의사 평가하지 말았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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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중앙일보 9월 6일자 1면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로버트 로플린 총장과의 단독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그는 1998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이공계 기피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의사의 수가 넘치도록 해 의사의 몸값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 기사를 읽으며 흉부외과 의사인 나의 몸값은 과연 얼마일까 그에게 묻고 싶어졌다. 동시에 의사의 몸값을 돈으로 따지는 세태도 안타까웠다.

의사들을 비난하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돈을 많이 벌면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여겼다고 비난하고, 반대로 경제적으로 어느 수준 이상이 되지 못하면 무슨 큰 결함이 있거나 무능한 인간으로 취급한다. 이는 많은 사람이 색안경을 끼고 의사들을 평가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자식이나 사위.며느리가 의사이길 원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의사에 대한 비난에 근거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의사들 스스로도 이런 비난에서 얼마나 자유로울지 곰곰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의사 사회 내부에서 많은 반성과 자정노력이 일고 있는 것을 일반인들도 알아줬으면 한다. 의사에 대한 사회 시각도 바뀌었으면 한다. 얼마짜리 의사라는 식의 사고는 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김태식.경기도 남양주시 청학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