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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플러스] 따로 노는 체감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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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산업은행은 7일 제조업의 4분기 기업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0이라고 발표했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고, 그 이하면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산업은행의 전망치는 며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내놓은 대기업 BSI나 신용보증기금의 중소제조업체의 BSI와 마찬가지로 비관적인 것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2, 3분기 BSI 전망치를 각각 106과 104라고 발표했다. 당시 전경련 등 다른 기관들이 비관적 전망을 내놨던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었다.

또 올 2분기는 국제유가 상승과 중국의 긴축조치로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던 수출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주류를 이뤘던 때로 산업은행의 전망치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런 지적은 곧바로 입증됐다. 1분기씩 시차를 두고 산업은행이 조사한 2, 3분기 실적 BSI(현재의 경제상태 평가)는 모두 100에 훨씬 못 미쳤다.

산업은행은 자신의 전망 조사가 다른 기관보다 낙관적인 이유를 조사대상 중 대기업 비중이 44%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대기업이 상대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낙관적 전망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업 위주로 조사하는 전경련의 BSI는 산업은행의 전망치보다 훨씬 좋은 수치가 나와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전경련은 매출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매달 BSI를 조사하지만 지난 6월 이후 4개월 연속 100을 밑돌았다.

산업은행의 BSI 전망치와 실적치가 오락가락하는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제대로 된 경기예측 지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좀더 꼼꼼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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