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광주를 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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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 지난달 14일 스포티지를 첫 생산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직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광주시 내방동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광천고속터미널 주변의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 기아자동차 광주 공장이 위치한 이 지역의 30평형 아파트값은 올초에 비해 6% 안팎 뛰는 등 꾸준하게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전세와 매매 가격이 내려가는 다른 지역과는 다른 모습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이 지난달부터 스포티지를 생산하면서 신규 채용한 1000여명의 직원이 한꺼번에 공장 인근에 집을 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한 공인중개사는 "스포티지 생산인력이 유입되면서 공장 주변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났다"며 "집을 찾는 사람들이 하루 2~3명씩이나 돼 매물이 부족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증설에 힘입어 공장 인근의 음식점들도 활기를 되찾았다. 그동안 하루 다섯팀의 손님도 못 받았던 갈비집인 K음식점은 지난 7월부터 손님이 늘기 시작해 지금은 자리를 예약받고 있다.

스포티지를 생산하기 전 기아차 광주공장에는 4200여명의 직원이 일했으나 스포티지 라인 증설로 전체 직원은 5224명으로 늘었다. 이들 신규 직원은 모두 광주 출신이다. 70여개의 협력업체 인력도 1만170여명에서 1만5800여명으로 늘어났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이무형 홍보팀장은 "내년에 1000여명을 더 뽑을 예정"이라며 "스포티지 생산라인 증설에 따라 일자리가 2000명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고병원 투자유치기획 단장은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스포티지 생산과 삼성전자 백색가전 생산라인이 옮겨와 침체했던 광주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올 총생산액은 스포티지 생산에 따라 2조9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또 광주지역 광공업 생산액에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13%에서 19%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은 봉고버스.카렌스 등 상용차를 포함해 올해 22만500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8만여대 늘어난 생산 규모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스포티지의 30%(5만여대)는 국내 시장에 팔고 나머지는 북미와 유럽에 수출한다.

광주=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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