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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스토리 읽으며 비즈니스 영어 배워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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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박상민 씨의 부인을 만난다는 기대는 한씨를 만난 직후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영어와 관련된 어떠한 질문에도 막힘이 없었다. 9일 출간된『레이한의 스타일 뉴욕 영어』(두앤비컨텐츠)의 저자 한나래(35)씨 얘기다. 그는 "쉬운 단어로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어려운 단어를 쓴다고 해서 말하기 구사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하는 건 큰 오산"이라고 했다.

스토리텔링으로 알기 쉽게 엮어내= 이 책은 직장인을 위한 영어 지침서라 할 수 있다. 생활 영어부터 비즈니스 영어까지 직장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알기 쉽게 스토리텔링 형태로 풀어썼다. 패션잡지 기자, TV 프로듀서 등의 직업을 가진 남녀 4명의 뉴욕 정착기를 담았다. 기획부터 구성, 집필 등을 모두 한씨가 맡았다.

"여러 권의 책을 내며 노하우를 쌓았고, 방송활동을 하며 대본도 쓰니까 (집필에)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하지만 최대한 실질적이고 쉬운 영어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한씨가 책을 쓰려고 마음먹은 건 1994년쯤이었다. 당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유치원에서 배우는 쉬운 영어로 강의를 했더니 청취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것이다. '나를 무시하냐' '영어도 못하는데 왜 나왔느냐'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너무 당황했어요. 당시 청취자들은 '문법이 틀린거 아니냐', '너무 쉬운 단어로만 하는거 아니냐'며 오직 학교에서 배운 틀에 박힌 영어가 정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설득했죠. 언어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자기의사를 전달하고 받는게 언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용적인 걸 깨닫게 되면 언어는 자연스러워질 거라고. 결국 그 분들은 저의 열렬한 팬이 됐죠.(웃음)"

"틀에 박힌 영어는 저리가라"=한씨는 어려운 단어를 쓰는 게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간단하고 실용적인게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틀에 박힌 영어가 옳다는 인식이 많다고 했다.

"정부기관이나 지자체, 대기업 등으로부터 해외 팜플렛 제작에 필요한 번역 의뢰가 들어와요. 국문 팜플렛을 주고 단순히 영작해 달라는 식의 요구가 많아 안타깝더라고요. 외국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려면 영어 전문가가 직접 정보를 파악하고 써야되는데 말이죠. 앞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는 한국의 직장인들이 비즈니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씨는 "국제 세미나 등을 가보면 한국 사람들은 질문도 외워서 해요. 그래서 질문의 꼬리가 이어지지 않고 끝나버리는 게 다반수"라고 했다. 그는 "외국 사람들은 식사 자리를 친분의 기회로 만드는데 한국 사람들은 10분만에 식사를 끝내고 담배 피러 가요. (식사 자리도)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되는데 말이죠"라고 쓴소리를 했다.

한씨는 "영어를 간단히 쉽게 하면 초등학생이든 석학이든 누구나 이해해요. 서로 커뮤니케이션 된다면 그게 바로 최고의 언어"라고 강조했다. 자녀의 영어교육에 관해선 "모국어가 일단 최우선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동화책을 많이 읽어주면 언어 습득력과 논리적인 사고력을 키워줘요. 초등학교 5학년 때쯤 이를 영어로 적용하면 돼요. 관심을 갖게끔 부모들이 이끌어줘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글·사진=이재설 기자

한나래=외교관 집안에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 오래 거주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미국 국제학교(American International school)와 비엔나 국제학교(Vienna International school)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한국외대 독일어과와 동대학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사이버대학교 실용영어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고, 다양한 TV 프로그램의 진행과 집필, 강의를 맡고 있다. 케이블음악방송 엠넷(Mnet) 1기 VJ 출신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영화배우 박상민씨와 결혼했다. 현재는 국제행사 사회 및 영어전문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중앙일보 여성포털 '팟찌닷컴(patzzi.joins.com)'에 여성칼럼을 기재한다. 저서로는 『스물셋 뉴욕여자는 무슨말을 할까 』『1분 영어회화』『미국가는 엄마들의 영어책』『CEO 성공영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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