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북 핵 제거하려면 군사력 동원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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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TV도쿄에 출연해 세계정세를 전망했다.

그는 올해도 "작은 분쟁은 계속되겠지만 큰 전쟁은 없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키신저가 히다카 요시키(日高義樹)미 허드슨 연구소 수석연구원과 가진 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 한반도〓돌발적 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나 기본적으로 조용할 것이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로 주변국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한국을 고립시켜 미.일의 허수아비처럼 보이게 하려 할 것이다.

북한의 핵시설 철거를 위해선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

사망한 지도자(김일성) 동상을 만들기 위해 6천만달러를 사용하면서 매년 20만명의 국민을 굶어 죽게하는 국가를 원조해줄 필요는 없다.

공화당이 집권하면 이같은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질 것이다.

◇ 미국〓경제의 호황은 계속된다.

다만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5%)에 미치지 못하고 주가도 다소 빠질 것이다.

아시아 경제 위기가 다시 일어나지 않는 한 미국이 불황에 휩싸이지는 않는다.

올해 대통령 선거에선 부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다.

◇ 중국〓공산당 정권은 지난 50년간 위기를 피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개혁은 지속되고, 경제도 계속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국영기업, 2천만명이 넘는 실업자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중국이 침략의 손을 뻗치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대만이 독립하려 할 경우엔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다.

◇ 러시아〓대선에선 푸틴 대통령 대행이 당선될 것이나 정치적 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앞으로 수년후엔 강력한 정권이 등장한다.

경제도 나아질 것이고 그후 서구형의 민주주의가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 일본〓아시아에 중대한 위기가 일어나지 않는 한 일본 경제는 착실하게 회복된다.

일본의 다음 과제는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이다.

◇ 유럽.중동〓지금은 자본이 유럽을 빠져나가고 있지만 유럽 경제는 올해 상당히 개선될 것이다.

중동에서는 시리아와 이스라엘이 평화협정에 서명할 것이고, 팔레스타인협정도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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