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숨은화제작] '베이스켓 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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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베이스켓 볼' .제목부터 생뚱스럽다. 야구면 야구고 농구면 농구지, 베이스켓 볼은 또 뭔가.

영화는 끝나는 순간까지 마냥 엉뚱함의 연속이다. 기발한 발상이 천방지축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슬랩스틱 코미디.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직설적인 '화장실 유머' 가 적나라한 재미를 더한다.

짐 케리 주연의 '덤 앤 더머' 를 연상시키는 두 주인공 쿠퍼와 리머는 우연히 신종 스포츠를 만든다. 야구와 농구를 합쳐 놓은 베이스켓 볼. 길거리 경기에서 선풍적 인기를 모으자 마침내 프로 리그까지 결성된다. 스타가 된 둘은 구단을 없애려는 음모에 맞서 동분서주한다. 물론 로맨스도 곁들여진다.

영화는 이 와중에도 기존 스포츠계를 노골적으로 비꼰다. 건전한 스포츠 정신은 실종되고 온갖 상업성만 판치는 게 스포츠계의 현주소라는 것. 이런 이유로 스포츠 스타는 연예인과 다를바 없다. 골을 넣은 미식 축구 선수들이 어깨를 걸고 캉캉을 추는 장면은 코미디의 묘미를 제대로 살린 대목이다.

단 마지막 부분의 일장 연설은 다분히 할리우드적인 감동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 맛이 좀 떨어진다.

미국의 유명 코미디 배우인 트레이 파커와 매트 스톤이 영화 '사우스 파크' 에 이어 이번에도 콤비를 이룬다. 스포츠와 코미디를 모두 좋아한다면 꼭 찾아 볼만한 영화. CIC 출시.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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