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산업이다"-체인병원1호 예치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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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국내 체인병원 1호인 '예' 치과가 의료벤처 사업을 강화하고 해외체인 개설 등 국제화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한인(韓人)타운에 병원을 내기로 최근 현지 교포 의사와 합의해 빠르면 다음달부터 미국에서 '예치과' 간판을 볼 수 있게 된다. 교포가 운영하는 뉴욕.일본 오사카의 치과병원과도 체인 가입 상담을 벌이고 있다. 이 작업이 이뤄지면 지난해 차병원의 불임치료법에 이은 두번째 의료 노하우 수출이 된다.

예치과가 설립한 벤처기업 두 곳도 올들어 영업을 강화한다. 병원 인트라넷 등 의료 분야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메디소프트는 설립 반년만인 지난해 12월 인천 남동공단 소재 영국계 회사 스파이락스사코에 자체 개발한 인터넷 동영상 화상회의 시스템을 처음 팔았다. 현재 서너곳의 중소업체와 상담을 벌이고 있다.

93년 설립 후 예치과의 경영혁신에 주력해온 메디파트너는 병원경영 정보 인터넷 사업과 병원 컨설팅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박인출(朴仁出.48)예치과 원장은 올들어 진료를 주 1회로 줄이고 본격적인 벤처사업가로 뛰기 시작했다. 朴원장은 "의료시장이 개방되고 의사 수도 늘어 경쟁이 치열해졌다" 며 "이제 의사들은 '병원도 산업' 이란 의식을 가져야 한다" 고 강조했다.

◇ '예 웨이' 경영〓서울.부산.제주 등지에 있는 예치과 국내 체인 9곳은 지난 4일 인터넷 시무식을 가졌다. 70여명의 의사를 포함, 1백80여명의 체인 직원들은 메디소프트가 개발한 인터넷 동화상을 통해 서울 논현동 본원의 시무식을 전국에서 지켜봤다.

개원 이듬해인 93년 10억원에 불과했던 예치과의 매출은 지난해 1백50억원(체인 전체)으로 늘었다. 환자는 고객' 이란 슬로건 아래 벤처식 경영을 했기 때문이라는 주변의 평가다.

체인 소속 병원들은 예치과란 이름을 쓸 뿐 주인이 다르지만 메디파트너가 축적한 과학적 병원경영 기법을 공유한다. 각 병원들은 재무.인사관리에서부터 교육훈련에 이르기까지 경영 노하우를 메디파트너의 출장.인터넷 서비스로 전수받는다.

예치과의 성공담은 해외에도 알려졌다. 미국.일본 등지의 의사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자주 찾아와 이들을 상대하는 별도 담당직원까지 두었다.

예치과가 내세우는 '예 웨이' (Ye Way)란 경영술의 요체는 '고객 감동' 과 '공동 개원(開院)' 으로 요약된다.

친절교육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환자응대 업무지침서까지 만들었고, 병원경영 노하우를 전체가 공유한다. 이 경영술은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경영대학원 교재에까지 올랐다.

◇ 1백개 브랜드 전략〓예치과는 병원 운영에서 얻은 명성을 무기로 '예' 브랜드 의료상품을 1백개까지 만들겠다는 계획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역삼동에 '예' 한방의원을 체인으로 영입한 데 이어 이달 중 같은 건물에 성형외과를 추가로 받는다. '덴탈 투어' 여행상품도 그 중 하나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충치 치료나 스케일링 등 치아 진료를 해주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부산 예치과에서 준비중이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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