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군 체첸공격 수위 높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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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모스크바.그로즈니〓김석환 특파원, 외신종합]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대한 러시아군의 일시적인 공격 중단 발표에도 불구하고 양측간에 치열한 시가전과 대포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러시아 공영TV가 8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시내 공장지대에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로즈니 남부 체첸 반군의 요충지에는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습도 가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군의 겐나디 프로셰프 장군은 7일 "체첸반군이 지난달 두차례에 걸쳐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며 "무방비 상태에 있는 체첸 민간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공격을 중단한다" 고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직무대행도 "동방정교회의 성탄절(7일)과 이슬람 라마단 축제의 마지막날(8일)을 맞아 그로즈니에 대한 공습과 포격을 잠시 멈출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는 오로지 민간인에 대한 고려 때문일 뿐 (테러리스트를 섬멸한다는)우리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으며 기필코 달성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예상외의 격렬한 저항에 부닥친 러시아군이 더욱 강력한 공세를 준비하고 일부 장기근무 장교들을 교체할 시간을 벌기 위해 잠시 체면치레용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푸틴 대행이 러시아군 철수와 같이 지난 1994~96년의 체첸전 실패를 되풀이하는 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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