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구단 SK' 출범 가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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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프로야구 쌍방울이 구단 매각 전권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위임했다.

이에 따라 쌍방울은 창단 10년만에 프로야구 무대 뒤편으로 사라지게 됐으며, SK가 팀을 인수해 프로야구 제8구단으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오전까지 구단 포기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쌍방울은 오후 6시30분 구단매각 전권위임 공문을 KBO에 보냈다.

쌍방울은 이날까지 구단 포기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강제 퇴출당할 가능성이 커지자 김종철 구단주 명의로 '매각에 관한 전권을 KBO에 일임하니 최상의 조건으로 처분될 수 있도록 협조를 바란다' 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KBO가 쌍방울 구단매각 전권을 떠맡음으로써 KBO는 SK를 비롯한 인수 희망 기업과 직접 협상테이블에 앉게 됐다.

한편 SK 관계자는 "아직까지 KBO나 쌍방울이 정식으로 인수제의를 해온 적은 없지만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으로부터 쌍방울구단의 인수를 요청받은 SK 손길승 회장이 실무진에게 쌍방울구단의 인수 여부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고 밝혔다.

KBO는 오는 12일 7개 구단 사장이 모인 이사회에서 정관 제7조 '구단의 파산선고에 따른 회원의 자격박탈(법정탈퇴)' 또는 규약 39조 '긴급조치' 를 적용, 쌍방울의 대리매각 또는 퇴출 여부를 결정한다.

KBO 관계자는 "SK는 쌍방울 선수단 실제 평가액 수준에서 인수할 뜻을 갖고 있을 것" 이라고 언급해 인수가격이 1백억원을 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12일 이사회에서는 SK가 희망하는 연고지로 알려진 수원에 대한 현대의 양보 여부와 이에 따른 보상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0년 이후 10년만에 7개 구단만으로 파행 운영이 불가피해 보였던 프로야구는 12일 이사회를 고비로 '제8구단' SK의 등장을 눈앞에 뒀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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