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대체 에너지 전쟁 중] 5. 원전·수거물처리장 건설 지지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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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는 19기의 원자력발전소가 돌아가고 있다. 현재 전체 전력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1978년 가동에 들어간 이후 3년에 두 기꼴로 건설한 셈이다.

미국.프랑스나 일본 등 선진국들이 1차 석유 파동을 겪은 뒤 70~8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설한 반면 우리나라는 80~90년대 15기가 완공됐다. 현재 신고리 1,2호기와 신월성 1,2호기 등 4기의 건설이 당초 계획보다 1년 이상 미뤄지고 있다. 게다가 원자력발전소 운영에 필수적인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부지 확보마저 쉽지 않을 전망이어서 원자력발전 사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반핵단체들은 더 이상 신규 원자력발전소를 짓지 말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매년 급증하는 전력 수요의 상당부분을 화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아주대 최기련(에너지경제학) 교수는 "원자력을 비롯한 에너지 생산 시설,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당장 마땅한 대체에너지가 없는 실정에서 원자력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특히 20~30년 뒤의 에너지 대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발등의 불을 끄는 것이 더 절실한 문제라는 것이다.

원전수거물처리장의 경우 프랑스는 이미 두 번째 처분장을 건설해 운용하고 있으며, 일본도 그 주변 주민과 거의 갈등이 없다. 일본은 원자력발전소에서 타고 남은 핵연료를 다시 처리하는 시설을 프랑스의 도움으로 건설해 가동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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