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새뚝이] 5.체육-여자축구 강선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중국 남자축구가 한국에 공한증(恐韓症)을 느끼고 있다면 여자축구는 정반대다. 세계 정상급인 중국여자축구팀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넣고 싶은 만큼' 골을 넣었다. 지난 10년간 대표팀 경기에서 한국은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강선미(20.숭민 원더스)가 '치욕의 10년사' 를 마무리짓고 한국 여자축구에 희망의 불꽃을 쏘아올렸다.

강은 지난 11월 필리핀 바코로드에서 벌어진 제12회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대회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전반 두 차례나 중국의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이날 2 - 5로 패했고, 예선전적 2승1패로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강의 두 골은 한국선수단에 "우리도 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1m66㎝.51㎏의 호리호리한 몸매인 강은 1백m를 14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로 "남자선수와 비슷한 플레이를 한다" 는 평을 듣는다.

드리블하다가 기습적으로 문전 좁은 공간에서 날리는 감각적인 슈팅은 세계 정상급인 중국의 순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다.

강은 최근 신생팀인 숭민 원더스에 입단하면서 2천6백여만원의 최고 연봉을 보장받았다. 99미국월드컵 이후 국내에도 여자축구 바람이 불면서 여자 축구선수에게도 '몸값' 이 제대로 매겨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