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워런버핏 1억3천만불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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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20세기 최고투자가 워런 버핏(69.사진)이 한꺼번에 1억3천만달러(약 1천4백70억원)를 자선단체에 기부해 화제다.

3백6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2천2백만달러만을 기부, '인색하다' 는 혹평을 받아왔던 버핏으로선 파격적인 행동이다.

버핏이 27일(현지시간) 자선단체 4곳에 기증한 투자회사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식 2천5백주는 27일 종가 기준으로 1억3천3백50만달러에 달한다.

버핏은 지난 65년 버크셔 헤더웨이를 65년 인수한 뒤 코카콜라.질레트'.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핵심 블루칩에 투자, 연평균 24.7%라는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려 '증권계의 살아있는 전설' 로 불려웠다.

하지만 수억달러씩 기부하는 빌 게이츠에 비해 자선단체 기부액이 너무 적어 항상 구설수에 올랐었다.

버핏은 "왜 그렇게 돈을 찔끔찔끔 기부하느냐" 는 질문에 "나중에 다 내놓겠다" 고 밝혔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버핏의 1억3천만달러 기부는 사회환원에 대한 그의 지론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첫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버핏은 그동안 사후에 재산의 98%를 사회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자녀에게 주겠다고 말해왔다. 자선단체운영은 사위 앨런 그린버그(42)가 맡고 있다.

앞으로 버핏이 "많은 돈을 남기고 가는 죽음은 치욕" 이라고 말했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처럼 자선사업가로서 존경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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