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합격자 이탈우려 정시 정원 못 정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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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2000학년도 정시모집이 28일 시작됐으나 대학들이 수시모집 합격자들의 이탈 가능성 때문에 정시모집 선발인원을 제대로 정하지 못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교육부의 대입 복수지원 규정에 따라 수시모집 합격자는 특차.정시모집에 지원해 합격하면 수시모집 합격 대학을 포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탈할 수시모집 합격자수를 예측할 수 없는 대학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많은 대학은 수시모집 이탈자에 대해선 정시모집 예비합격자로 채운다는 계획이어서 대이동에 따른 혼돈이 우려된다.

연세대는 28일 정시모집 접수를 시작했으나 수험생들에게 모집단위별 정원을 정확히 밝히지 못한 채 '전체 정원은 2천1백9~3천1백73명, 인문계열은 1백69~3백53명' 식으로 계열.전공 정원수를 모호한 범위로만 밝혔다.

연세대 관계자는 "올해 수시모집을 통해 고3년 1학기까지의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으로만 1천여명을 뽑았으나 상당수가 서울대 등 다른 대학의 특차에 합격, 입학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모집정원을 산출하지 못했다" 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에도 수시모집 합격자의 30%가 서울대에 등록했다" 며 "서울대 특차모집 합격자 명단을 입수해 수시모집 합격자 명단과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고 말했다.

이화여대도 올해 수시모집으로 선발한 4백70여명 중 2백여명이 등록 의사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27일 긴급히 정시모집 정원을 1천4백여명에서 1천7백여명으로 늘렸다.

고려대는 수시모집 합격자 7백41명이 모두 등록한다는 전제 아래 정시모집 인원을 2천6백여명으로 발표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수시.특차.정시모집 합격자의 1차등록이 내년 2월 1~3일 실시되는데다 수시.정시모집 합격자는 등록 후에도 다른 합격대학으로 옮길 수 있어 정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며 "수시모집 이탈자에 대해 정시모집 예비합격자로 충원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상언.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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