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남성'치료 이젠 내놓고 당당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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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올해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국내 의료계 이슈는 단연 비아그라 열풍이다.

실제로 성문제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자 하는 중.노년층도 급증했다.

즉 이 전엔 문제점을 방치.포기하거나 음성적으로 해결하려 했던 국내의 성기능환자들이 과학적 치료를 찾게 된 것이다.

'삶의 질' 향상으로 불리우는 성치료의 현주소와 삶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성욕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 따라서 성생활은 인간의 행동양식을 결정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설현욱 성크리닉의 설원장은 "영국 왕관과 바꾼 세기적 사랑의 주인공인 윈저공-심슨부부나 전미대통령 레이건-낸시부부의 유명한 금술엔 부부간 만족스러운 성생활이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 "성적 표현은 남녀간 친밀감의 표현일 뿐 아니라 성적표현이 친밀감을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고 설명한다.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 비뇨기과 최형기교수는 "성생활은 자율신경계의 조화를 스스로 조절해 주는 역할을 통해 신체 리듬을 유지시켜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켜 준다" 며 "특히 노년기엔 3개월 이상 금욕을 하면 그 자체가 발기부전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정기적인 성생활이 필요하다" 고 말한다.

현재 가장 심각한 성기능장애는 발기부전이다.

현재 국내 환자수는 1백20만명이상으로 추정하며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이 숫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

원인은 크게 심리적인 원인에 기인하는 심인성 발기부전과 신체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기질성 발기부전으로 나눠진다.

중대의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김세철교수는 "당뇨병.동맥경화등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기질성 발기부전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고 중년이후에 환자가 많은 반면 심인성인 경우는 젊은 사람에서 갑자기 발기부전이 생긴 경우가 흔하다" 고 들려준다.

치료는 수면중 발기검사.초음파검사.음경해면체 내압 측정술.동맥조영술 등 여러가지 검사를 실시해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하는 것.

최교수는 "최근 비아그라가 도입된 이후엔 심혈관질환이나 망막이상 등이 없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발기부전환자에겐 우선 비아그라를 복용시킨 후 효과가 좋을 땐 원인을 알기 위한 정밀검사를 거치지 않기도 한다" 고 밝힌다.

다양한 치료법의 도입에 따라 노인층 중심으로 한 성문화도 변화되고 있다.

김교수는 "80년대엔 치료법이 주로 음경보형물 등 수술에 의존했기 때문에 '수술까지 받아가면서… ' 라는 생각에 치료 자체를 포기한 환자들이 많았다" 고 언급한다.

이후 90년대에 혈관확장제 주사치료가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자리잡으면서 치료를 원하는 노인환자가 차츰 증가했지만 음경에 주사를 놓는다는 부담감으로 치료를 망설였던 사람도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먹는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도입되면서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는 노인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설박사는 "성생활은 반드시 성교행위자체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며 "특히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노인부부인 경우 키스나 애무등의 신체접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고 강조한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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