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레사수녀 20세기 최고 휴머니스트에-佛 여론조사기관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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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도 빈민들의 어머니' 였던 테레사 수녀(사진)가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로 뽑혔다.

프랑스의 여론 조사기관인 CSA가 최근 1천1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2%가 테레사 수녀를 20세기 가장 위대한 휴머니스트로 꼽았다.

프랑스 빈민 구호활동을 이끌어온 피에르 신부, 매년 겨울 빈민들을 위해 문을 여는 '마음의 식당' 설립자인 코미디언 코뤼시, 미국 흑인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 라마교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이 그 뒤를 이었다.

97년 7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테레사 수녀는 1910년 마케도니아에서 건축업을 하는 알바니아인 부모의 1남2녀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18세때 더블린의 마리아수녀회에 가입, 수녀로 첫발을 디뎠다. 19세 때 부유층의 딸들만 다니던 캘커타의 로레타 여학교에 교사로 부임했으나 3년후 학교를 나와 빈민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캘커타의 악명높은 빈민굴에 30대 나이로 혈혈단신 뛰어들어 평생 하루 4시간의 수면과 기도를 제외한 모든 시간을 가난한 이들과 환자들에게 바쳤다.

말년에 그녀를 괴롭힌 폐질환도 평생을 구부린 자세로 병약자를 돌봐온 봉사활동 때문인 것 같다고 의사들은 말했다.

병석에 있던 그녀가 꿈속에서 천국의 성 베드로를 만났으나 "지상으로 돌아가거라. 이 곳에는 빈민굴이 없느니라" 라는 말을 듣고 깼다는 일화도 있다. 테레사 수녀는 7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녀가 38세이던 48년 단돈 5루피(약 1백20원)로 캘커타의 폐사원 한구석을 빌려 고아.나환자.무의탁 노인을 불러모으면서 시작한 것이 바로 '사랑의 선교회' . 현재' 세계적 구호단체로 성장한 사랑의선교회'는 테레사 수녀의 뒤를 이어 니르마라 수녀가 이끌고 있다.

소속된 수녀만 4천명.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1백20여국 6백여개의 호스피스.고아원.에이즈 환자 보호소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 7월말부터 테레사 수녀를 가톨릭 성인(聖人)반열에 올리기 위한 시성(諡聖)절차가 진행 중이다.

테레사 수녀는 최근 금세기를 마감하는 각종 조사에서도 '금세기 최고의 여성(미 온라인 서비스업체 AOL)' '20세기 영웅 20걸(미 시사주간지 타임)' '20세기 가장 위대한 여성 3위(영국 BBC방송)' 등에 올랐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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