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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6인이 추천하는 세밑 문화가 공연들] 영화 '토이스토리2'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아들과 함께 '토이스토리 2' 시사회에 갔을 때는 그저 '바빠서 못했던 엄마 노릇이나 하자' 는 편한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만큼 재미가 있었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 '한계' 를 뛰어 넘는 영화다. 우선 '속편이 전편보다 재미없다' 는 일반적인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스타워즈' 의 패러디나 주인공 우디를 통한 흑백 TV프로 시대의 반추는 30대 관객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쉬운 기호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 어린이와 성인 모두로부터 친근감을 이끌어 내는데도 성공했다.

둘째로 이 작품은 종래 애니메이션 영화의 약점인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강아지 털의 움직임이나 장난감 위지가 날아 다니는 먼지 때문에 기침을 하는 장면등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극미분적' 표현기법이다.

셋째, 이 영화는 스토리 상의 한계도 극복하고 있다. 1편에서의 단순한 스토리 구조가 한층 복잡하고 재미있게 전개된다.

복잡한 스토리 구성 속에서도 관객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비 인형이나 권투하는 인형 등 각 장난감의 전형적인 성격은 섬세하게 유지시켰다.

이밖에도 버즈의 상대역인 Z대왕은 마징가 제트를 닮아 재미있다. 그리고 현실세계에선 당연한 노릇이지만 버즈가 장난감 가게에서 자기와 똑같은 수천개의 장난감을 보고 놀라는 장면도 '의인화된 장난감의 정체성 설정' 이란 차원에서 인상적이다.

'토이 스토리2' 는 버즈가 늘 외치듯 '한계를 넘어서 무한으로' 라는 말에 걸맞는, 다시 말해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강력 추천한다.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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