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소 …패소 … MS 가시밭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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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미국내에서 반독점법 위반혐의로 시달리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세계 시장 곳곳에서도 독점적 지위 남용으로 피소되고 해적판 소프트웨어에 시달리는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유럽연합(EU)법정은 지난 16일 유럽 업체들이 캐나다에서 프랑스어판 MS 소프트웨어를 값싸게 수입하지 못하도록 MS사가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EU 집행위원회가 조사하도록 판결했다.

EU 집행위 산하 반독점 당국은 지난달 MS가 유럽의 퍼스컴과 서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2건의 제소가 공식 접수됨에 따라 이미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MS의 독점적 지위남용 문제가 이처럼 강도높게 다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3년전 프랑스의 소프트웨어 도매업체인 마이크로 리더 비즈니스(MLB)는 MS가 배급업체 등을 상대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묵살된 바 있다.

한편 중국 법정은 지난 17일 MS가 중국의 야두 테크놀로지 그룹을 상대로 낸 지적 재산권 침해 소송을 기각했다. MS는 지난해 불법 복제된 자사의 소프트에어가 깔린 컴퓨터 50여대를 발견했다며 야두측에 공식 사과와 1백50만위안(약 2억1천만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중국 법정은 야두측이 불법복제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MS에게 소송 비용 5백위안을 물게 했다. 이번 소송은 중국이 미국과 WTO 가입협상을 타결지은 후 내려진 첫 저작권 소송 판결이라 특히 주목을 끌어 왔다. 이같은 외국 시장에서의 난항에도 불구하고 MS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MS를 앞으로 5년 이내에 두배로 키우겠다" 고 자신감을 보였다. 게이츠 회장은 최근 영국산업연맹 기관지인 비즈니스 보이스와의 인터뷰에서 "MS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이나 정보산업 부문 매출과 종업원 규모에서는 최상위가 아니다" 라며 이같이 밝혔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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