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만원 가짜 밍크코트 정일순씨 5배 받고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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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일 발표된 옷 로비 특검팀 보고서에 가짜 밍크코트를 무려 다섯배나 되는 가격에 팔아치운 라스포사 정일순(鄭日順)사장의 '상술(商術)' 이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특검팀에 따르면 鄭씨는 지난해 9월 남대문의 모피코트 중간도매상 朴모(51.여)씨로부터 가짜 '샤넬' 상표가 붙은 검은색 밍크코트와 롱 밍크코트를 각각 5백50만원과 6백50만원에 구입했다.

또 같은 해 10월에도 역시 가짜 유명상표를 단 7백50만원짜리 롱 밍크코트와 5백50만원짜리 7부코트 3벌을 추가 구입했다.

鄭씨는 이중 5백50만원짜리 밍크코트와 7백50만원짜리 롱코트를 이형자(李馨子)씨 자매에게 2천5백만원과 3천5백만원을 받고 판 것으로 특검팀 조사결과 밝혀졌다.

그러나 鄭씨에게 고위층 로비를 부탁한 李씨측은 이 옷들이 가짜임을 알고도 터무니없는 가격을 지불한 것 같다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 부분이 알선수재 혐의에 해당될 수 있다며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특검팀은 또 "배정숙(裵貞淑)씨가 평소에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주 옷을 얻어 입었다" 고 밝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裵씨는 라스포사에서도 밍크코트를 점찍은 뒤 자기 몸에 맞게 수선까지 했지만 나중에 "일이 잘 안됐다" 며 사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아마 李씨가 대납을 거절한 것 같다" 며 "이런 일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안다" 고 설명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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