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기자회견] "국정 혼선 2년 세월 아까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9일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이날은 그가 대선에서 패한 지 꼭 2년째 되는 날이다.

김대중(金大中.DJ)대통령은 이날 KBS와 대담하며 정권획득 2주년을 기념했다.

중앙당 기자실을 찾은 李총재는 소회를 묻자 웃으면서 "씁쓰름하지" 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2년을 회고하면 (여권의 국정운영이) 너무나 본궤도에 들어가지 못한 채 혼란과 혼돈의 연속이었다. 지난 2년의 세월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고 평가했다.

李총재는 金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金대통령의 시국관과 국가관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며 "문제가 생겼을 때 정도(正道)로 정직하게 처리하지 않은 채 언론과 야당의 발목잡기 때문에 꼬인다고 인식한다면 계속 문제가 발생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李총재는 그러면서 여권에 묵은 현안을 모두 털어버릴 것을 주문했다.

특히 '언론장악 문건' 사건 국정조사 연내(年內)실시에 대해서는 "반드시" 라는 표현을 써가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이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총재회담도 가능할 것임을 밝혔다.

"金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요구할 것이냐" 는 기자들의 물음에 李총재는 "아마도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는 표현을 썼다.

'아마도' 라는 의미를 묻자 李총재는 "국정조사는 해명이 잘 안되고, 뭔가 의혹이 남았을 때 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