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3000만명 등 따시게 … " 백기완씨 발언 둔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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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 백기완(71.통일문제연구소 소장.사진)씨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의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돌아온 양심 백기완' 등의 제목을 단 글들은 "백씨가 '박정희는 백기완 같은 사람 3만명을 못살게 했지만 보통 서민 3000만명은 등 따시고 배부르게는 했는데, 김영삼과 김대중은 국민을 거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글은 얼마 전 한 네티즌이 성인사이트의 토론방에 처음 올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신을 '1970년대 긴급조치 위반의 전력과 독일 유학의 경력이 있는 한 사업가'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백 선생님을 찾아가 소주 한잔 하며 인사 드린 적이 있는데 백 선생님이 그러더군요"라며 문제의 내용을 전했다. 이를 본 다른 네티즌들은 이 주장을 '퍼가기'를 통해 각종 사이트에 무더기로 사실인 양 띄우고 있다. 일부 사이버 논객은 문제의 내용을 인용하며 "백 선생이 지금에서야 양심적으로 평가한다" "백 선생의 고뇌와 회한에 차서 외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라"는 식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백씨는 "배신자로 몰아 나를 음해하려고 유포된 것으로 사이버 테러이자 학살"이라며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일축했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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