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력 총통 후보 무소속 쑹추위 뭇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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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내년 3월 18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무소속의 쑹추위(宋楚瑜.57)후보가 국민당의 50년 집권아성을 무너뜨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宋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고수하자 여야 후보들이 집중 포화를 퍼부어 선거판은 극히 혼탁상을 빚고 있다.

◇ 아들의 탈세〓추정슝(邱正雄)대만 재정부장은 13일 "재정부와 타이베이(臺北)시 세무처가 宋의 아들(24)의 탈세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혐의가 확인될 경우 관련자 전원을 사법처리할 것" 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2~40%로 1위를 달리고 있는 宋후보가 심각한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宋후보는 현 부총통인 집권 국민당의 롄잔(連戰)후보와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후보보다 지지율이 10%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국민당의 양치충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91년 당시 대학생이던 宋후보의 아들이 宋에게 돈을 받아 1억4천만 대만달러(약 53억원)상당의 기업채권을 구입하면서 증여세를 포탈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宋후보는 "친지가 아들 명의로 예금했던 자금으로 채권에 투자한 것" 이라고 해명했다.

◇ 중국공산당 자금지원설〓11월 28일 롄잔 부총통실 대변인은 宋후보의 자금출처에 의ㅐ?제기하면서 宋이 중국공산당으로부터 1천억 대만달러(약 3조3천억원)의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시중의 유언비어를 부추겼다.

이에 宋후보는 2일 지룽(基隆)시에서 열린 유세에서 "집권당의 부총통 후보인 샤오완창(蕭万長)행정원장이 조작한 악성 루머" 라며 "각 후보의 자금출처를 모두 조사하자" 고 반격했다.

행정원은 "언론과 宋후보간의 문제일 뿐" 이라며 조사를 거부했다.

◇ 도청〓宋후보는 11월 2일 기자회견에서 "선거 사무실과 집에서 얘기한 내용이 즉각 외부로 흘러나가고 있다" 며 "이는 정보기관들이 사무실과 집을 도청하고 있다는 증거" 라고 주장했다.

◇ 병역비리〓제2야당인 신당(新黨)의 리아오(李傲.64)후보는 지난 9월 5일 기자회견에서 宋후보가 특권을 이용해 아들들의 병역을 면제시켰다고 주장했다.

◇ 宋후보〓집권 국민당의 비서장(89~93년)과 대만성 주석(93~94년)을 역임하고 사상 최초로 민선 대만 성장(94~98년)을 지낸 정계의 거물.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이 롄잔 부총통을 후계자로 낙점한 데 반발하다 11월 17일 국민당에서 제명당하자 다음날 총통후보에 입후보했다.

후난(湖南)성 출생으로 후보 중 유일하게 본토 출신인 宋은 중국에 유화적이며 대만 독립보다 통일을 지향하고 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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