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장 이문제] 대전 충무체육관 예고없이 빙상장 폐장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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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근 겨울철을 맞아 스케이트를 즐기기 위해 대전시 중구 부사동 충무체육관 빙상장을 찾은 金모(17.고등학생)군은 헛걸음을 해야 했다.

겨울철이면 해마다 문을 열었던 빙상장이 온데 간데 없었기 때문이다.

金군은 "스케이트장이 운영되는 줄 알고 왔는데 롤러스케이트장 시설만 있어 허탈했다" 고 말했다.

대전시가 사전 예고도 없이 올 겨울들어 충무체육관 빙상장을 개장하지 않아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시는 겨울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에게 놀이공간을 제공키 위해 지난 91년부터 해마다 겨울철에 한해 충무체육관옆 야외 롤러스케이트장(6백69평)을 빙상장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해왔다.

한때 대전시내 유일한 빙상장이던 충무체육관빙상장은 한해 평균 2만여명 이상의 입장객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4~5년전부터 대전시내 곳곳에 사설 빙상장이 들어서면서 이용객 수가 지난해 1만2천명까지 줄었다.

이에따라 시는 적자운영되고 있는 빙상장을 폐장키로 하고 빙상장 관리기관인 시 산하 체육시설관리 사무소가 편성한 시설보수비 2천2백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체육시설관리사무소는 지난해 빙상장을 민간에 위탁, 관리했으나 위탁업체는 수천만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시설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스케이트장은 현재 시설이 낡아 보수를 하지않고는 빙상장 개장이 어렵다" 며 "예산지원이 안돼 개장을 포기했다" 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사정을 모르는 시민들은 하루에도 수십명씩 스케이트를 타러왔다가 되돌아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빙상장을 포함한 충무체육관 체육시설 운영권이 내년 1월1일자로 도시개발공사로 넘어가는 등 운영기관문제가 겹쳐 올 겨울 재개장은 불가능하다" 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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