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쓴소리] 사은품으로 받은 고장난 호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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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97년 9월 모 회사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하면서 사은품으로 S통신업체에 가입된 무선호출기를 받았으나 작동이 되지 않았다.

다음날 보험대리점에 문의했더니 수리해주겠다고 해 호출기를 우편으로 보냈으나 새로 받은 호출기도 이상이 있어 재반송했다.

이런 과정을 세번씩이나 되풀이했지만 제대로 된 호출기를 받지 못해 4개월 동안 사용 한번 못해보고 요금만 납부하게 됐다.

짜증이 났지만 어차피 사은품이었기 때문에 그냥 해지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지신청을 했는데도 돈을 내라는 지로 용지가 계속 우송돼 왔다.

쓰지도 않은 요금을 낸 것도 억울한데 해지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얘기인가.

이 회사 고객센터에 항의하니 "대리점주가 해지신청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대리점주와 통화해 해결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로도 3개월 동안 요금청구서는 계속 우송돼 왔다.

결국 1년이 다 되도록 해지가 되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집엔 신용불량자 등록 예고장 등의 우편물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몇 개월 동안 고객센터에 항의를 했지만 전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회사측은 "1년이 지났어도 대리점주가 요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며 요금납부 책임을 내게 돌렸다.

결국 생각다 못해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해 최근에야 해지할 수 있었다.

고객만족을 최우선시한다는 국내 굴지의 통신회사가 이런 사소한 소비자들의 불만 하나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한영선 <주부.경기도 이천시 증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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