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엿보기] 44만원짜리 스카프 값의 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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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주부 이상원(34.서울 잠실)씨는 지난 주말 인근 백화점에 들렀다가 수입 브랜드 스카프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얼마전 서울 남대문시장에 들러 진짜와 다름 없는 가짜 브랜드 스카프를 3천원에 샀으나, 이 곳에서는 무려 1백47배나 비싼 44만1천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를 물어보니 최초 수입 원가가 11만5천8백49원으로 비싼데다, 이후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가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것. 백화점 측은 이렇게 비싼 값에 팔아도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겉으로 드러난 수입상의 마진율이 59%(23만7천2백73원)나 차지하고 있어 백화점 매장 수수료와 판매 관리비를 각각 10만2백27원씩 내고, 재고에 따른 금융비용을 빼면 되레 3천2백73원이 적자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내막을 살펴보면 이 물건은 백화점이 직접 확보한 것으로, 수입상은 백화점 자신이다.

따라서 백화점의 매장 수수료 10만2백27원은 계산상으로만 주고받을 뿐 사실상 이익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적자'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결국 이 백화점에서 하루 평균 10여 개씩 팔려 나가는 이 고가(高價) 스카프 가격은 크게 유명 제조업체의 브랜드 유지비, 백화점 이익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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