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준겸아 이름처럼 겸손한 아이로 자라주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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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준겸아! 네가 태어난 지 벌써 1년이 다 되었구나. 이제와 생각해보면 1년이란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어. 무럭무럭 자라나는 너를 보면서 엄마·아빠는 너무나 즐거웠단다.

엄마가 널 갖고 처음 태동을 느꼈을 때는 너무 신기했었고, 나중엔 엄마가 아플 정도로 차는 것을 보고 ‘이놈이 태권도 2단인 엄마의 피를 물려받았구나’ 생각했어. 지금도 자주 발로 차는 걸 보면 어디 가서 맞고 다니지는 않을 거라 믿는다.

네가 태어나는 날, 엄마는 무척이나 괴로워했어. 진통을 17시간이나 했었지. 덕분에 아빠도 엄마에게 잠 고문을 당했지만~ 이렇게 예쁘고 잘생긴 준겸이를 하나님이 순순히 넘겨줄 수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아.

분만실에서 처음 본 너는 쌍꺼풀이 그렇게 짙을 수가 없었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울지도 않는 너를 보면서 아빠는 왜 눈물이 나던지….

발바닥을 때려도 울지 않는 것을 보고 참을성이 많을 거라 생각했어. 역시나 지금까지 운 적이 별로 없었어. 넌 참 순한 아이란다. 성격이 온순하고 이름처럼 얼굴도 빼어나고 겸손한 아이로 자라줄 거라 생각해.

네가 처음 뒤집기를 하던 날, CF의 한 장면처럼 너무 귀여웠어. 얼굴이 빨개지도록 안간힘을 쓰며 뒤집어서 참 많이 컸구나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도 참 어렸던 것 같아. 그때가 불과 4개월쯤이었으니까.

그래서 곧 일어서서 기어 다닐 거라 기대했는데 이건 좀 늦네. 하지만 엄마·아빠는 걱정하지 않아. 우리 준겸이는 좀 늦을 뿐이니까. 엄마 편하게 해주려고 그러는 거지?

요즘 엄마가 ‘뽀로로와 노래해요’를 틀어주면 노래에 집중하고 앉아 있어서 네가 대 여섯 살쯤 되어 보여. 그럴 때마다 아빠가 말을 걸어도 눈길 한번 안주니까 서운해하더라.

영어와 노래에 관심을 많이 보이니까 그것에 소질이 있는 것 같아 보여. 엄마가 태교로 영어를 매일 들려줘서 그런지 긴 영어 단어에 반응하며 웃는 너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지난 번에 헤어숍에 가서도 움직이고 울다가도 엄마가 노래만 불러주면 가만히 있으니까 미용사들도 “준겸이 같은 아기만 있으면 머리카락 쉽게 자를 수 있을 거” 라며 놀랄 정도였어.

준겸아~ 생애 첫 생일을 너무너무 축하해. 앞으로도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그 자체로도 엄마랑 아빤 행복할거야.

항상 건강하고, 세상에 필요한 좋은 사람으로 자라거라~

엄마 아빠는 언제나 널 응원하고 사랑한단다.

초보 엄마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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