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서비스 대상 개인에서 기업으로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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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개인 휴대전화 서비스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서비스 쪽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29일 3분기 영업실적 발표를 계기로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음성통신 서비스만으로는 성장이 한계에 부닥쳤다. 통신 이외 분야의 업종 기업들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도록 돕는 데서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산업생산성 증대(IPE)' 사업이라고 표현했다.

정 사장은 "SK텔레콤이 직접 유통·물류·금융 같은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선인식과 네트워크 기술로 이 분야 업체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윈-윈 모델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이런 기업 분야 사업에서 20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그는 "SK텔레콤처럼 윈도모바일에서 리눅스·위피까지 수백 종의 단말기를 네트워크에 붙여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통신업체는 드물다. 이런 장점을 살리면 IBM·시스코·브리티시텔레콤 같은 이 분야의 세계 선도기업들과 대등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과 만나 이런 내용을 설명하자 체임버스 회장은 "좋은 아이디어다. 필요하면 언제라도 연락하라"며 미국의 자택 전화번호를 손수 적어줬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매출 3조567억원, 영업이익 6188억원의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정 사장은 SK브로드밴드 합병 소문에 대해서 "유·무선결합 서비스는 포화 상태인 통신시장의 근본적 해결사가 될 수 없어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하나카드 지분인수 협상의 경우는 "각자의 기업가치 판단이 달라 지연되고 있다. 논의 중이니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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