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아름답다] 1. 리듬체조 조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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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21세기 스포츠의 화두는 미(美)와 힘이다.

스타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힘과 아름다움을 갖춰야만 한다.

새 천년을 앞두고 각 종목에서 미와 힘을 바탕으로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밀레니엄 유망주들을 만나봤다.

"새 천년엔 새털처럼 날고 싶어요. "

한국 리듬체조의 새 천년을 이끌어갈 조은정(18.세종고3). 조은정은 올해 대학입학 특차전형으로 세종대 체육학과에 합격, 밀레니엄 학번인 '2000학번' 이 됐다.

1m69㎝.47㎏, 허리사이즈 22인치. 버들가지처럼 가녀린 체구지만 매트위에서는 생고무처럼 탄력이 넘친다.

경기 경일초등교 2년때 리듬체조에 뛰어든 조은정은 10년을 하루같이 매트에서 살았다.

안쓰러워 하는 어머니가 눈물로 만류했지만 '매트의 요정' 을 꿈꾸는 소녀의 결심을 막을 수는 없었다.

중3때 체중이 불어나기 시작하자 1년동안 찜질방을 개근하며 몸무게와의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동안 그녀는 친구들과 어울려 떡볶이 한번 편히 먹지 못했다.

지옥훈련보다 더 힘든 체중감량에 하루 5시간씩의 매트 훈련. '그러나 리듬체조에 대한 조은정의 '천년사랑' 은 더욱 뜨거워만 갔다.

독실한 신앙심도 큰 힘이 됐다.

이제 2000년. 조의 어깨는 무겁다.

올해까지 조와 함께 한국 리듬체조를 이끌었던 선배 김은혜(세종대2)가 은퇴예정인데다 어린 후배들에게 대학생 언니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조은정은 올겨울 리듬체조 레슨을 위해 러시아를 찾는다.

그러나 러시아의 강추위도 아름다운 열정이 있어 두렵지 않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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