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한약과 3학년 전원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 게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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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전북 익산시 원광대 한약학과 3학년 오창환(吳昌桓.22)씨는 지난 27일 '민들레의 항암활성효과 연구' 가 미국 약물학회지인 '제너럴 파머콜로지' 에 실리기로 결정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로써 한약학과 3학년생은 15명 모두가 국제 약물 및 면역, 독성학회지 등 6종의 학술지에 논문 1편씩을 게재하게 되었다.

6종의 학술지는 모두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SCI(과학기술논문색인)의 학술지다.

이는 지난 3월 이 학과 4학년생 전원(17명)이 SCI등재 학술지에 논문을 실어 주목을 받은 데 이은 성과로 국내외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 논문은 독일의 제약사나 미국의 대학 등으로부터 "별쇄본을 보내달라" 거나 "학술지에 재수록 할 수 있게 해달라" 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라벤다향의 알레르기 억제 효능' 을 발표한 조성훈(曺晟熏.32)씨의 경우 영국의 대학으로부터 5백파운드의 상금이 걸린 학술대회에 참가해달라는 초청을 받기도 했다.

이같은 성과는 지방대학 신설학과의 열악한 연구환경을 극복하고 이뤄낸 것이라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약학과는 설립된지 4년에 불과해 실험기구를 한의대나 의대서 빌려쓰고 다시 반납해야 할 정도다.

그러나 한약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학생들은 휴일에도 나와 실험실을 지켰다.

또 3~4명씩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강의실이나 실험실서 못다한 것은 기숙사나 자취방으로 들고가 토론을 벌이고 연구를 하느라 밤을 새기 일쑤였다.

대부분 집이 서울.울산.춘천 등 외지지만 방학을 맞아도 1주일 정도 다녀오는 것으로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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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학생들의 탐구열을 지핀것은 이 학과에 단 한명뿐인 김형민(金炯憫.44)교수. 金교수는 "우리 한약계의 앞날이 여러분의 두어깨에 달려 있다" 며 학생들을 격려하면서 매주 토요일이면 세미나를 열어 연구를 함께 점검하고 새로운 학술정보도 전달해줬다.

이같은 각고의 노력 끝에 국제공인 학술지에 논문을 실은 학생들의 각오는 다부지기만 하다.

문은정(文恩晶.22)씨는 "날로 치열해지는 종자확보 경쟁에서 한약재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이를 이용한 신약개발에 앞장 서겠다" 는 포부를 내 비쳤다.

익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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