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성고민 해결 인터넷 홈페이지 개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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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올바른 성(性)지식을 얻거나 성과 관련된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마땅찮은 10대들의 성문제 해결을 위해 의학.사회학.심리학 교수들이 나섰다.

이화여대의대 정신과 이근후(李根厚.64)교수 등 20여명의 전문가로 이뤄진 사이버 프로젝트팀은 2년 동안의 개발 작업 끝에 지난 24일 인터넷 홈페이지 '아, 섹스?' (http://www.ahsex.org)를 개설, 본격적인 상담에 들어갔다.

청소년 상담기관 등에서 개설한 성문제 상담 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정신과.심리학 교수 등이 직접 사이버 상담 공간을 만든 일은 처음이다.

'아, 섹스?' 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성지식을 갖추고 있는지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성 심리검사' 코너다.

李교수는 "많은 청소년들이 잘못된 성지식을 갖고 있다" 며 "심리검사를 통해 그동안 비정상적인 경로로 얻은 성지식을 버리고 무분별한 성비행을 예방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사이트에 접수된 상담사례에 따르면 일부 고교생은 '한번의 성교만으로는 임신이 되지 않는다' 고 답하는 등 미숙한 성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는 또 가정에서 성교육을 꺼리는 풍토를 개선할 목적으로 '부모교실' 란을 두고 가족 전체가 함께 성에 대해 배워갈 수 있도록 했다. 다음달부터는 교수진과 채팅을 통해 1대1 상담도 가능하다.

이 사이트를 방문한 주부 金모(45)씨는 "최근 중학교 1학년인 아들이 자위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놀라고 고민하던 중 '아, 섹스?' 를 보고 많은 도움을 얻었다" 고 말했다.

작업에 참여한 이대의대 임상심리학 朴영숙 교수는 "성문제를 숨기지 말고 가족들이 함께 해결해 나갈 때 건전한 성문화가 정착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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