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 모욕 혐의 … 잠적 ‘박사모’ 회장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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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공판1부는 한나라당 나경원(46) 의원을 모욕한 혐의로 지명수배 중이던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회장 정광용(51)씨를 구속집행했다고 26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해 6월 13일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나 의원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의 관계를 “본처는 고사하고 애첩도 아니라 관기(官妓)”라고 발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박사모 홈페이지에 올린 ‘애첩기질, 본처기질’이란 논평에서도 나 의원을 ‘관기’에 비유했다. 그는 또 “나 의원이 박근혜 대표가 총리직을 갖고 장관직 몇 개로 딜(거래)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인터뷰를 한 것이 오히려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 측은 “인격을 멸시하고 폄훼하는 정치 문화를 바로잡겠다”며 정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정씨를 벌금 200만원으로 약식기소했으나 법원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정씨는 올 6월 선고를 앞두고 잠적해 법정에 다섯 차례 출석하지 않았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김정완 판사는 9월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도피생활을 하던 정씨는 23일 오후 11시쯤 발생한 교통사고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다 지명수배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로 넘겨져 24일 구속됐다. 한편 정씨는 올 1월 민사소송에서 나 의원에게 2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이철재 기자

▒알려왔습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구속영장 발부나 지명수배 등을 통지받지 못했고, 그러한 사실을 사전에 알 수도 없었기 때문에 도피한 것은 아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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