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한국 이미지' 심기사업 기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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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IMF한파로 활동이 위축됐던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李廷彬)이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 달에만 미국 5대 박물관의 하나인 LA카운티 뮤지엄의 한국실을 확대 개관(20일)하고 미국 시애틀 동양박물관에서 '한국전통가옥 특별전' (22일)을 개최했다.

이어 29일부터 11월3일까지 강원도 평창으로 한일 양국의 대학생.교사.민간단체 실무자 28명을 불러 '한.일청소년교류 네트워크 포럼' 을 열었다.

국제교류재단은 지난 91년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한국이 더 이상 '우물안 개구리' 로 남아서는 곤란하다는 자각에서 일본의 '재팬 파운데이션' 을 참고해 만든 외교통상부 산하단체. 국제사회에 지한파(知韓派)인사를 늘리고 다양한 문화.학술.인적교류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 주된 임무. 그러나 'IMF사태' 라는 복병을 만나 20% 이상의 인원과 예산 감축의 아픔을 겪었다.

임원 5명에 직원 74명이었던 조직이 임원 3명, 직원 59명으로 줄어든 것. 다행히 한국 경제가 안정을 되찾고 한국과 국제사회간의 연대의식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국제교류재단도 최근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국제교류재단은 특히 한국의 전통문화를 외국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지난 7년간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영국 대영박물관.프랑스 기메박물관 등 6개국 11개 박물관에 한국실 설치를 지원한 재단은 지난 9월 미국.영국 등 9개국의 한국문화재 관련 큐레이터 23명을 불러들여 약 2주간 한국 고문화예술을 집중 소개해 큰 성과를 거뒀다.

이들 외국인 큐레이터들은 앞으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단은 또 그동안 서구의 한국학 연구기관에 역점을 두었던 지원 범위도 러시아.일본.중국 등 아시아지역으로 확대했다.

지난 6, 7월 몽골국립대학과 일본 규슈(九州)대학에 5년간 각각 20만.1백만 달러를 지원해 한국연구센터를 설립하기로 협약을 체결했으며 중국.러시아의 주요 대학들과도 협의 중이다.

李이사장은 "국제교류사업의 성과는 적어도 10년이 지나야 나타나기 때문에 끈기있게 지켜봐야 한다" 며 재단 사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호소했다.

김국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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