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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쓴소리] 오늘 일 내일 하려는 공무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며칠 전 오후 4시50분쯤 시아버지에게 소포를 보내려고 안양시에 있는 우편취급소에 갔다. 여직원에게 소포를 보낼 수 있느냐고 물어보니 업무시간이 오후 5시 까지라면서 신경질적인 어투로 "오늘 꼭 보내야 하느냐" 고 되물었다.

나보다 조금 늦게 온 아주머니가 "늦게 와서 미안하지만 업무시간까지는 소포를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 고 말했다.

그러자 그 여직원은 "우편물을 수거해가는 차가 일찍 오기 때문에 오늘 보낼 소포는 이미 다 정리해놓은 상태라 추가로 받을 수 없다" 면서 "지금 받는 소포는 내일 보내겠다" 고 했다.

그런데 그 어투가 상황을 친절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한 사람 나무라듯이 말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옆에 있던 다른 두명의 여직원은 뻔히 앞에 사람이 있는데도 "이렇게 늦게 오는 사람들 때문에 귀찮다" 고 말하기까지 했다.

은행도 4시30분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면 4시30분까지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영업시간이 지나더라도 용무를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5시까지 업무를 본다고 하면서 4시50분에 왔다고 소포를 보낼 수 없다고 하니 차라리 업무시간을 단축해 공고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아니면 5시까지 온 사람들에 대해서는 업무시간 지나더라도 친절히 용무를 보게 배려해주는 것이 '대민서비스' 가 아닐까. 모든 관공서가 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런 생각을 가진 공무원이 있는 한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민의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송현주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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