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10걸 중 7명이 돈값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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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야구 연봉은 꼭 성적순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 시즌에서도 고액연봉 톱10 가운데 대부분이 '돈값'을 못하고 속을 태우고 있다.

올해 연봉왕인 현대의 에이스 정민태(7억4000만원). 지난해 17승(2패)으로 다승 1위에 올랐던 그의 이번 시즌 성적은 6승11패다. 5연패 뒤인 지난달 초 열흘 동안 2군으로 쫓겨나는 수모까지 당했다. 그나마 1군으로 복귀한 뒤 2연승을 올리며 페이스를 되찾는 듯해 어렴풋이 희망은 남아 있다.

심정수(현대.6억원)도 마찬가지. 지난해 홈런 53개를 날리며 이승엽과 경쟁했지만 올 들어선 지금까지 17개로 12위에 머물러 있다. 역시 6억원의 연봉계약을 했던 이상훈은 시즌 초반 SK에서 자진 은퇴했다.

올 시즌 삼성에서 기아로 옮긴 마해영(4억원)은 거포의 모습에서 멀어져 있다. 지난해 38개나 터뜨린 홈런이 이번 시즌엔 현재까지 9개뿐. 타율.홈런.타점도 모두 20위권 밖이다.

지난해 4승4패19세이브를 기록했던 진필중(LG.4억8000만원)은 지금까지 0승4패12세이브의 성적으로 1,2군을 쳇바퀴 돌고 있다. 지난해 11승을 올린 정민철(한화.3억5000만원)은 올해 6패만 기록한 채 2군에 내려가 있다.

톱10 중 이름값을 하는 선수는 삼성의 임창용(5억원)과 양준혁(3억3000만원) 정도다. 임창용은 올 시즌 30세이브로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양준혁도 타율.홈런.타점 부문 모두 5위 안에 들어 있다. 지난해 도루왕 이종범(4억8000만원)도 현재 도루 3위.득점 6위로 나쁘지 않은 성적.

반면 수천만원의 '박봉'을 받고도 맹활약하는 선수가 있다. SK의 광속구 투수 엄정욱의 연봉은 2800만원. 하지만 그는 올 시즌 7승(5패)에 탈삼진 119개로 부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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