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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예방주사 맞으셨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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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은 파필로마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해 암을 예방한다. 사진은 자궁경부암을 치료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30대 몽고 여성인 A씨는 최근 지옥과 천당을 왔다 갔다 했다.

3년 전 가난을 벗어보고자 한국에 들어왔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남편과 함께 이삿짐 센터에서 일당을 받고 일을 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부부관계 후 출혈이 보이고, 근래 들어서는 부부관계를 안 해도 냉이 많을 뿐 아니라 피도 섞여 나왔다. 마침 자상한 여자 사장님을 만난 덕에 산부인과를 방문해 자궁암 검사를 받았다.

“아무래도 암이 좀 의심되는군요. 조직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겠어요.” 청천벽력 같았다.

전문병원에 가서 다시 진단을 받아 본 결과 다행히 암은 아니었다. 암의 전단계인 중등도의 이형변화라는 확진을 받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원추절제라고 하는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수술해준 의사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하나를 알게 됐다. “자궁경부암은 인간유두종 바이러스라고 하는 균에 의해 염증이 생기면 발생하는 암이에요. 따라서 이 균에 대한 예방접종을 받으면, 자궁경부뿐만 아니라 질, 외음부, 항문 그리고 인후두에 오는 암도 예방이 될 수 있답니다. 그러니 형편이 되실 때 예방접종을 받으세요.”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 A씨로서는 예방할 수 있는 암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 었다. 한번에 18만원씩이나 하는 예방접종을 3차례나 맞아야 한다니...... 일당을 받고 근근이 살고 있는 A씨에게는 너무 큰돈이었다. 그런 고민을 안고 수심에 젖어 있는 그녀에게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가 이화국제부인회를 소개해 주었다.

이화국제부인회는 해외에서 이주해온 노동자나 한국으로 시집 온 이주 여성들을 위한 지원 사업을 하는 단체다. 천안 이화여성병원의 도움으로 설립됐으며 현재 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 접종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한국 MSD는 이화국제부인회와 이화여성병원이 오랜 기간 이주 노동자와 여성을 지원하고 학교나 여성단체를 돌며 예방교육활동을 벌인 공로를 인정해 자궁경부암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A씨는 이들의 도움으로 무료 예방 접종을 받고 날아갈 듯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종민 이화여성병원 대표 원장은 “병원에서 하는 일은 그저 주사 놓아 드리는 것 밖에 없다. 비싼 백신을 선뜻 지원해 준 한국 MSD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번에 100분이 맞을 수 있는 양을 지원 받았다. 다른 단체를 통해 오는 이주여성이나 저소득층 여성들에게도 무료접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매년 50만여 건의 자궁경부암이 발생하고 27만여 명의 여성이 이로 인해 사망한다. 2분 마다 여성 1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자궁경부암은 2번째로 가장 흔한 암이고 유방암, 폐암에 이어 여성사망원인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는 연 평균 약 43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연령에 상관없이 감염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며 여성의 일생 동안 계속된다.

하지만 간암과 더불어 원인이 명확히 밝혀져 예방할 수 있는 암으로 분류된다. 최근 들어 예방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차 발생률이 감소하고 있다.

예방접종 만으로 가장 중요한 발암성 HPV 유형들에 대한 면역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발생 원인의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발암성 바이러스 유형 2가지(HPV 16형과 18형)에 대한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백신이 자궁경부암의 모든 원인을 예방하는 것은 아니므로 백신 접종과 함께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예방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장찬우 기자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지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중년 여성들은 한가지 고민이 더해진다.

평소에도 불편했던 요실금이 시도 때도 없이 하는 재채기로 더 심해져 패드를 대지 않고는 불안해 외출을 못할 지경으로 심해지기 때문이다.

2003년도 우리나라에 요실금 수술이 소개된 이후 천안·아산지역에서 가장 먼저 이 수술을 시작, 1000여건이 넘는 요실금 수술을 했다.

경험이 많은 의사들은 10분 정도면 간단하게 요실금 수술을 할 수 있다. 후유증도 거의 없고 효과도 매우 좋다. 처음 시작할 때는 예전에 집에서 출산을 한 어르신들이 많이 받았지만, 최근에는 점점 젊은 여성들이 수술을 받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요실금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하지만, 그간 많은 홍보로 일반인들의 인식이 현저히 좋아졌다. 출산 후 자연스럽게 오는 한 현상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럼없이 의사들과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

“요실금은 수술로만 치료가 되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결론은 아니다. 가벼운 증상의 경우는 본인이 케겔 운동을 한다던 지, 전문 병원에 설치되어 있는 물리치료 기계나 약물을 통해 치료 받을 수 있다. 부끄럽다고 참기만 하는 것 보다는 조기에 전문가와 상담을 하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더불어 요실금 수술과 함께 ‘이쁜이’ 수술을 함께 받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요실금이란 게 결국 골반 하부가 늘어져서 오는 증상이다. 골반은 자궁을 보호하느라 뺑 둘러 뼈로 둘러싸여 있는데 아래쪽은 뼈가 전혀 없이 근육으로만 되어 있다. 그런데 임신 막 달이 되면 자궁이 5-6Kg이상 되는데, 그 무거운 자궁이 계속 골반 하부를 누르니까 늘어날 수밖에 없다. 거기다 분만을 하면, 그 큰 아기가 나오니 질이 얼마나 늘어나겠나. 따라서 요실금도 오고, 질도 헐거워져 부부 관계 시 성감도 떨어진다. 수술을 해도 나이가 많으면 요실금이 재발될 수 있는데, 이쁜이 수술을 함께 하면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요실금 수술하고 어느 정도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어차피 부부관계도 1달 정도는 피해야 한다. 한꺼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종민 이화여성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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